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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온라인 쇼핑몰, 시각장애인 서비스 개선하라”… 위자료는 취소

‘1인당 10만원’ 1심 판단 뒤집어
“차별행위 고의·과실에 의한 것 아냐”


시각장애인들이 대형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 음성 통역 등 대체 서비스가 없어 차별을 받고 있다며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차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1심 판단은 뒤집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는 시각장애인 임모씨 등 963명이 SSG닷컴·이베이코리아·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3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모두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화면 낭독기 등으로 읽힐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1인당 위자료를 10만원씩 지급하라는 1심 판결 부분은 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쇼핑몰 운영사들이) 대체 텍스트를 미흡하게 제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장애인 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차별행위를 했다”면서도 “각 웹사이트에 상품을 직접 등록하는 업체들의 협력을 끌어내기 어려운 현실, 이미지를 텍스트로 구현할 수 있는 현재의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하면 차별 행위가 고의·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고 직후 원고 측을 대리한 김재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1년에 1만원도 되지 않는 명목상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인정했던 원심을 기각한 건 심히 부적절한 판결로 소송 지연 행위를 조장하는 판단”이라며 의뢰인들과 협의 후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도 “재판부가 장애인 차별 문제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여전히 보수화돼 있다. 이 소송을 벌여온 7년간 시각장애인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1·2급 시각장애인인 임씨 등은 2017년 9월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들을 상대로 정보이용 차별 피해를 봤다며 1인당 2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2월 1심은 “임씨 등은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함에도 운영사들의 차별행위로 상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1인당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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