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호우카댐 붕괴 여파 심각…“3억명 식량난 위기”

우크라이나 남부 드니프로강에 있는 카호우카댐의 붕괴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8일(현지시간) 헤르손주 한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카호우카댐 붕괴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익사 사망자가 보고되기 시작했고 4만명 이상이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다. 수인성 전염병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다 유실된 지뢰에 따른 위협도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댐 붕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대체로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하류 지역이다. 헤르손주 올레시키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 홀라 프리스탄에서는 수위가 높아지면서 가축들이 익사했다는 주민 증언이 잇따랐다. 피해 지역에서 자원봉사하는 세르게이 리발첸코는 “고립된 이웃에게 기저귀와 물, 기타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며 “도시가 베네치아가 됐다”고 말했다.

사망자도 처음 보고됐다. 우크라이나 일간 더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올레시키의 예벤 리슈추크 망명 시장은 “홍수로 3명이 익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약 4만1000명이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댐 붕괴로 발생하는 이재민이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전쟁범죄와 환경학살 등의 혐의로 댐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댐 붕괴 후 강물과 토사가 하류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질 오염 우려도 나온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홍수로 화학물질과 전염성 박테리아가 물로 방출됐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댐의 수력발전소 내부에 저장돼 있던 엔진오일 150t 이상이 유출됐다고 알렸다. 헤르손에서 구호 활동을 하는 유엔 인도주의 사무소는 물 약 1만2000병을 제공하고 1만개의 정화제를 배포했다.

홍수로 떠내려간 지뢰도 문제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드니프로강을 따라 매설한 지뢰 수만 개가 물길에 휩쓸려 유실됐다. 이 지뢰들이 마을과 농경지 등으로 떠내려간 것으로 보여 민간인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댐 붕괴로 전 세계 식량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WFP의 독일 담당 마르틴 프리크 국장은 “새로 심은 곡물이 훼손됐다”며 “이곳 곡물에 의존하는 전 세계 3억4500만명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드니프로강 북쪽 강둑에 있는 약 1만 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디언은 댐 붕괴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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