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할 곳 없어…응급 임신부, 속초서 헬기타고 서울로

소방 헬기 사진. 기사와 무관. 뉴시스

강원도 속초에서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지역에서 분만을 진행할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동안 헤매다가 결국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헬기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4시28분쯤 속초 한 리조트에서 “임신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분만 의료 없이는 출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초산이었던 A씨(38)는 임신 38주로 당시 태아가 자궁 안에 거꾸로 자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울 거주자인 A씨는 휴식을 위해 속초 지역을 찾았고 분만 예정일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있었다.

이후 소방 당국은 분만 의료기관이 있는 강릉 한 대형병원에 제왕절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 측에서는 “분만실이 없어 수술과 입원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또 속초 한 의료원에서도 “야간 시간에는 분만 수술이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다.

원주와 서울의 대형병원에 각각 수술이 가능한지 추가 문의했으나 원주에 있는 병원에서도 임신부를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구급대는 200㎞가량 떨어진 서울 목동의 한 대형병원으로 A씨를 헬기 이송했다. 다행히 A씨는 출산을 무사히 마쳤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관까지 임신부가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없거나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기준 도의 분만 취약지는 평창, 정선, 화천, 인제, 횡성, 고성, 양양, 태백, 속초, 삼척, 홍천, 영월, 철원, 양구 등 14개 시·군이다. 이 가운데 정선, 고성, 양양에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 관계자는 “현재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고, 분만 취약지에 있는 강원지역 응급 산모의 전용주택인 ‘안심스테이’ 등 고위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도내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자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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