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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EO 요건서 'ICT 전문성' 삭제…사외이사 후보 추천

정관 개정해 ‘산업 전문성’으로 대체
최양희 전 장관 등 사외이사 후보 7인 추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의 모습. 뉴시스

KT가 대표이사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ICT) 전문성’ 항목을 삭제했다. KT 본업인 ICT 분야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의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이 주된 이유다. CEO(최고경영자)의 후보군을 ‘비(非) ICT’ 인사까지 넓히고,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낙하산 인사’ 우려가 제기된다.

KT는 오는 30일 서울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관 개정 및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한다고 9일 공시했다. 국내외 주요 주주들의 추천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로 구성된 ‘뉴거버넌스구축 TF’ 논의를 거친 결과다.

KT는 우선 현직 CEO의 연임 우선심사 제도를 폐지했다.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해도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동일한 신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거친다.

또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했다. 기존 KT 대표이사 후보의 심사기준에서 ’ICT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한정됐던 내용을 ’산업 전문성’으로 확대했다. ICT 이력이 없는 인물도 추천이 가능해진 것이다. KT는 “통신뿐만 아니라 금융, 미디어, 부동산 등 그룹 전반 사업에 대한 이해와 유관 경험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이동통신 업계 일부에서는 CEO 후보군 확대의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통신을 넘어 AI(인공지능) 등 신사업을 확장하는 KT로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CEO가 선임될 우려가 제기된다.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체질 변화를 추구해온 KT로서는 대표이사의 전문성 결여로 사업 추진 탄력을 잃을 수 있다. 또 여권 추천 인사가 KT 수장에 앉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그룹 전반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관련 경험이 필요해 산업 전반의 전문성으로 요건을 확대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해 KT는 차기 대표이사 추천에서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에 더해 주주 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구성하기로 했다. 주주 추천은 KT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가능하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수한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KT는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은 기존 요건(재직 2년 및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과 함께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신규 대표이사 후보자의 주총 의결 기준은 기존의 ’보통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연임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을 위해선 ‘주총 특별결의’(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로 문턱을 더 높이기로 했다. 대표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하고, 내부 참호 구축 또는 외부 낙하산 방지를 위한 조처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 명단도 공시했다. 신규 사외이사에는 곽우영 전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 김성철 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 선임됐다. 이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다. 윤종수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 최양희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냈다. 이들이 주총에서 선임되면, 상법에 따라 퇴임 이사의 권리와 의무를 유지했던 임기 만료 3인 사외이사의 직무수행도 종료된다.

‘리더십 공백기’를 지내고 있는 KT는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경영 정상화 궤도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출에 착수한다. KT는 오는 7월쯤 대표이사 선임 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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