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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부고발자의 최후… “95억 뱉어내라” 무슨 일?

2016년 현대차 결함 폭로한 김씨, 美서 포상금 수령
국세청, 뒤늦게 “세금 95억원 납부해라” 결정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의 모습. 뉴시스

현대차에 대한 내부고발에 나서 미국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지급받은 전직 직원에게 국세청이 95억원의 세금을 뒤늦게 부과했다. 1년 넘게 과세 통지를 미루다 갑자기 이 같은 통보를 한 탓에 이 직원은 하루아침에 1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납부할 처지에 놓였다.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부장으로 재직하던 김모씨는 2016년 현대차 개량 엔진에 결함이 있고 그 사실을 회사가 알고도 숨겼다는 점을 폭로했다. 엔진 불량이 소음뿐만 아니라 절손, 엔진 파손, 소착, 화재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 같은 사실을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안전국에 전달했다. 조사 결과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자 미국 측은 현대차에게 부과된 과징금의 30%에 해당하는 280억원가량을 김씨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김씨는 변호사 비용 등을 제외하고 190억원을 최종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포상금을 받자 세금을 내야 하는지 여부를 지난해 국세청에 질의했다.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외국 정부, 국제기관으로부터 받은 상금이나 공익 신고 등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포상금은 비과세 대상이라고 명시돼 있다. 김씨같은 경우 포상금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차일피일 대답을 미루던 국세청은 질의한 지 1년2개월만인 지난 9일에서야 과세를 통보했다. 올해 종합소득세 납부 기한은 지난달 31일이었다. 국세청은 김씨가 받은 돈이 ‘외국정부에서 받은 포상금’이므로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종합소득세 등을 전부 합쳐 95억원에 달한다. 큰 리스크를 안고 내부고발에 나섰지만 이에 대한 포상금마저 절반가량은 국가에 빼앗긴 셈이다.

김씨는 “(내부고발을 하면) 해고도 당하고 고소도 당하고 엄청나게 많은 불이익이 따를 수밖에 없지 않나”며 “대한민국에서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고통을 주고 있다”고 MBC에 말했다. 김씨는 국세청의 결정에 불복해 경정 청구를 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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