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깡패는 인맥 필요”…전국 모임 만든 MZ조폭들

경찰에 붙잡힌 MZ세대 조폭들. 충남경찰청 제공

20대 조직폭력배들의 전국구 모임을 조직하고, 모임 과정에서 다른 지역 조직원들과 패싸움을 벌인 ‘MZ조폭’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단체등의구성활동) 혐의로 20대 후반 A씨 등 조직폭력배 8명을 구속하고 5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 5700만원을 기소전 몰수보전했다.

A씨의 조직은 지난해 9월 전북 지역의 폭력조직원 1명을 충남의 한 모텔에서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조직원이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판매했는데,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을 먼저 빼 썼다는 이유에서였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붙잡았다. A씨 등 조직원 32명은 220억원 규모의 인터넷 도박장 운영,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등으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막내급 조직원인 B씨가 전국 21개 폭력조직이 연대한 ‘전국회’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국구 조폭이 되려면 인맥이 넓어야 한다’는 취지로 결성된 이 모임은 21개 조직에서 활동하는 2002년생 조직원들로 구성돼 있었다.

전국회는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안양시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충청권 조폭과 경기권 조폭들이 후배의 인사 문제를 두고 시비가 붙어 패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국회 회원들이 주점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충남경찰청 제공

경찰은 당시 모임을 중대한 조직폭력 사건으로 판단, 모임에 참석한 전국회 회원 38명 가운데 34명을 붙잡고 해외로 도피한 2명을 쫓고 있다. 나머지 2명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매달 모임을 가진 전국회는 모임 종료 이후 술에 취해 지나가는 시민들을 폭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폭력관련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SNS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대포통장 유통 등의 범죄를 공유하면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기존 폭력조직과 달리 의사결정권자를 ‘두목’이 아닌 ‘회장’이라 불렀고 각 조직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운영자금은 각자 내는 회비로 충당했다.

김경환 충남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조직폭력배의 각종 불법행위를 엄정 단속할 예정”며 “기존 조직원뿐 아니라 전국회에 가입한 21개의 폭력조직, 배후 조직까지 철저히 수사해 조직을 해체시키겠다. 미검 피의자들은 조속히 검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범죄피해 신고 시 신분은 철저히 보장된다”며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활동도 병행하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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