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단골 병원, 압색 다음날 CCTV 싹 지웠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신모씨.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2일 사고 당시 현장 모습.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모(28·구속)씨의 단골 병원이 경찰 압수수색 이후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16일 마약류 오남용 의혹을 받는 강남구 논현동의 A의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병원 내 CCTV가 제외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은 압수수색 다음 날인 그달 17일 CCTV 업체를 불러 원내 CCTV 기록 일부를 삭제하고 하드디스크도 교체했다. 삭제 대상에는 사건 전 신씨가 병원에 방문한 날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CTV 영상 삭제 사실을 인지한 경찰은 지난달 말 A의원 측으로부터 교체됐던 하드디스크를 제출받은 뒤 삭제된 영상을 복원해 분석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모씨의 사고 직전 모습.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병원에서 나온 신씨가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MBN 보도화면 캡처

A의원은 지난달 2일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중태에 빠뜨린 신씨에게 사고 당일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해 준 곳이다. 신씨는 평소 여드름 치료 등 피부 시술을 위해 해당 의원을 수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해 디아제팜(406명) 케타민(399명) 미다졸람(398명) 프로포폴(378명) 등 8종의 마약류 의약품을 환자 총 1593명에게 투약했다. 또 지난해 프로포폴 처방량은 2369개였다. 이 병원의 마약류 의약품 투약 환자 수와 투약량은 모두 전년(185명, 735개) 대비 각각 2배, 3배 이상 늘어났다.

신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등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신씨가 피부탄력개선 시술을 받는 것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회 투약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과 주차 시비 중 흉기를 꺼내 위협한 ‘논현동 람보르기니’ 사건 등을 이른바 ‘MZ 조폭’ 수사로 확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광역수사단은 “조폭 개입과 자금 출처 여부는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코인 사기 등 금융범죄 관련 수사는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진행한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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