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가는 女 불만”…아파트 엘베 폭행男 첫 변명

이웃 여성 무차별 폭행·강간시도 혐의 20대
첫 재판서 심신미약 주장 “평소 여성에 불만, 망상 사로잡혀”
검찰, 강간치상→강간상해로 혐의 변경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A씨. 연합뉴스

성폭행을 목적으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군대 가지 않는 여성에 대한 불만이 평소에 있었다고도 했다.

A씨(23) 변호인은 20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송인경) 심리로 진행된 강간 혐의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지금도 그렇지만 피고인은 범행 당시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에 대한 불만을 평소 가지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러야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7월 5일 낮 12시30분쯤 의왕시의 한 복도식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 B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다치게 하고, 성폭행을 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아파트 12층에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A씨는 엘리베이터 안에 B씨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 탑승했다. 이어 10층 버튼을 누르고 B씨를 무차별 폭행하다 엘리베이터가 10층에 멈추자 B씨를 끌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를 성폭행하려다 B씨 비명을 듣고 나온 다른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두 사람은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이지만, 평소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만약 엘리베이터에 여성이 혼자 타고 있으면 범행을 저지르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청소년 시절 강간미수 혐의로 한 차례 처벌받은 이력이 있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을 ‘강간치상’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A씨 상해에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형량이 더 무거운 ‘강간상해’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다.

검찰은 CCTV 영상 등 자료를 분석해 A씨가 범행하기 쉬운 하의를 입은 점, 피해자를 인적이 드문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려 했던 점 등을 확인했다. 또한 A씨가 불특정 여성을 노려 계획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구속된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아크릴판을 여러 차례 발로 찬 혐의(공용물건손상미수), 경찰서 보호실에서 경찰관들이 보는 가운데 옷을 벗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 보호실에서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관들을 입으로 물려고 하고 발길질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도 추가로 받았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 여성 B씨도 참석해 방청했으나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다.

B씨는 이 사건으로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기 두렵다며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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