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철거”…건축상 받은 건물 베낀 짝퉁 카페 최후

법원, 건물 전면 철거 결정…5000만원 배상 판결
“실질적 유사성 있는 부분만 떼어 철거 불가능”

부산 기장군 웨이브온 카페(왼쪽)와 부산 웨이브온을 표절한 A 카페. 이뎀건축사사무소 제공

세계건축상을 받은 부산 기장군 유명 카페 건물을 모방해 만든 울산의 한 카페 건물에 대해 법원이 전면 철거 명령을 내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서부지법 민사 11부(재판장 박태일)는 부산 기장군 카페 ‘웨이브온’을 건축한 이뎀건축사무소 곽희수 소장이 울산의 한 건축사사무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웨이브온을 모방해 지은 울산의 A 카페에 철거 명령을 내렸다.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국내 건축물 저작권 소송에서 건축물 철거 명령이 내려진 사례는 처음이다.

웨이브온은 2016년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들어선 후 꾸준히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2017년 세계건축상, 2018년엔 한국건축문화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그런데 2019년 7월 울산 바닷가에 웨이브온과 비슷한 A 카페가 들어섰다. 바다 옆 입지 조건부터 내·외관 형태, 규모까지 똑같이 닮은 꼴이었다.

이에 곽 소장은 A 카페가 웨이브온의 건축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과 건축물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내부 계단을 따라 형성된 콘크리트 경사벽, 경사벽·돌출공간을 떠받치는 형태의 유리벽, 기울어진 ‘ㄷ’자형 발코니벽, 상부 건물 전면 중앙통창 등에서 유사성을 보인다고 판단했다.

소송 과정에 A 카페 측은 “웨이브온 건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만 분리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 부분만 따로 떼어 폐기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전면 철거를 명령했다.

곽 소장은 “음악이나 영상물 등 다른 창작물은 저작권법상 무단 복제 시 폐기가 원칙인데 건축물은 그렇지 못했다”며 “건축에 대한 저작권에 대한 인정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판결로 건축계 전체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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