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급등, 하반기 증시 부담되나… ‘양도세 회피’ 매물 경고등

개인 주식 순매수 규모, 이달 들어 뚝
“급등주 변동성 주의…반도체가 대안”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실적이 심상치 않다. 9월 들어 거래대금이 뚝 꺾인 데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약 4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테마주 장세로 이차전지 등 특정 종목의 상승 폭이 컸던 만큼 큰손들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일찍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308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지난달 순매수 규모가 3조7588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한 달 새 매수 심리가 크게 꺾인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1월과 6월을 제외하면 모두 조 단위로 사들이는 모습이었다.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두는 투자자 예탁금도 감소세다.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예탁금이 50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건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지난 5월 22일(49조7000억원) 이후 4개월 만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올해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이차전지가 약세를 보이며 주식 투자 열기가 사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닥 주도주였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각각 24%, 10%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4.92% 하락하며, 소폭 상승(0.13%)한 코스피 지수와 분위기가 갈렸다. 이에 7월 12일 이후 줄곧 10조원대를 웃돌던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18일 이후 8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하반기 수급 환경도 좋지 않다.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물 출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현행법상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이거나 보유금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에 해당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올해는 이차전지, 로봇 등 주요 성장주 주가가 연초부터 폭등한 만큼 큰손들이 급등주를 중심으로 우선 주식 비중 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이전에는 12월에나 양도세 회피 목적 순매도가 나왔다면 요즘은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며 “10월을 기점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시기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성장주 대신 반도체를 투자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 반도체 대형주는 이익 턴어라운드와 함께 주가도 강세를 보였고 코스닥의 이차전지 업종은 수급 정도가 약화되며 하락했다”며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는 코스피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반도체는 (그동안) 개인 순매도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연말 수급 관련 흔들림을 피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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