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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징역 20년 확정…피해자 “슬프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이모씨의 셀카(왼쪽 사진)와 이씨가 귀가하던 피해자를 돌려차는 모습.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영상, JTBC '사건반장' 캡처

혼자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하려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1일 확정했다.

10년간 신상공개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항소심 형량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지난 6월 12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 피해자는 대법원 선고 직후 취재진을 만나 “가해자의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삶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원심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면 징역 20년보다 형이 적게 확정돼 대법원 선고가 날 때까지 계속 불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며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또 “양형이 많이 감형됐다고 생각한다. 과소라면 과소이지 과대평가됐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자신의 불편한 점을 얘기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며 “초기 수사 부실 대응이라든가 정보 열람이 피해자에게 까다로운 점 등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이 사건 보도를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자극적 보도가 아니라 너그러운 양형기준 때문”이라며 “너그러운 양형기준을 없애주는 것이 가장 큰 예방책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피해자를 변호한 남언호 변호사는 “상고 기각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피고인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중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50세의 나이로 출소하게 되면 재범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이모씨가 귀가하던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씨가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둘러메고 복도 구석으로 끌고가고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이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전 5시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홀로 귀가하던 피해자를 따라간 뒤 오피스텔 1층에서 머리를 발로 차고 수차례 밟아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강간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 청바지에서 이씨의 DNA를 새로 검출하는 등 추가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검찰은 그가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인기척을 느끼고 도주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반영해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법정에서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의 머리를 의도적·반복적으로 집요하게 가격해 실신시키고 외관상으로도 위중한 상태에 빠졌음이 분명한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에 나아갔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2심 재판 직후 “이씨가 출소하면 50대인데 나에게 죽으라는 얘기”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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