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 20년은 무기징역” 돌려차기男 주장, 끝내 기각

대법원, 강간살인미수 징역 20년 확정
피해자 “20년 뒤 어떻게 살아야 할지…슬프다”

지난 6월 12일 부산지법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모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모(31)씨에게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1일 강간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귀가하던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하려고 부산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까지 10여분간 쫓아간 뒤 갑자기 A씨의 머리 뒷부분을 돌려 차 기절시켰다. 이씨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CCTV 사각지대로 옮겨 성폭행하려 했으나 인기척을 느끼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씨의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 혐의를 강간살인미수로 변경했다. 검찰 DNA 감정에서 A씨가 사건 당시 입었던 청바지 안쪽 허벅지 부위에서도 이씨 DNA가 검출된 것이 주요 근거가 됐다.

2심은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20년으로 형을 올렸다. 재판부는 “무방비 상태에 있던 피해자의 머리를 의도적·반복적으로 집요하게 가격해 실신시키고, 위중한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에 나아갔다”고 질타했다. 심신미약 상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씨는 “(한국) 나이 32살에 20년 징역은 무기징역과 다름없다. 재판부가 언론, 여론 등을 의식해 제대로 된 재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씨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선고 직후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길게 싸우지 않았을 것”이라며 “예방제도 마련 등을 위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이씨가 출소하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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