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순신’, 판소리·뮤지컬·무용 뒤섞인 총체극으로

11월 7~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이순신의 고통에 초점
연출가 이지나·작창가 이자람·작곡가 김문정 등 화려한 창작진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진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필영 무대미술디렉터, 김선미 작가, 이자람 작창가, 이지나 연출가, 이유리 예술감독, 김문정 작곡가, 정보경·심새인 안무가. 서울예술단

창작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서편제’ 등으로 잘 알려진 연출가 이지나는 지난 2015년 소리꾼 이자람과 함께 이순신에 대한 뮤지컬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역으로 2010년 초연부터 이지나와 계속 호흡을 맞춰온 이자람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작창가이기도 하다. 작창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기본으로 민요, 정가 등의 소리를 스토리와 캐릭터에 따라 전통 장단과 음계에 맞춰 새롭게 짜는 것이다. 이자람은 국립창극단의 ‘나무, 물고기, 달’ ‘흥보씨’ ‘패왕별희’와 창작판소리 ‘사천가’ ‘억척가’ 등의 작창을 담당한 바 있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그린 판소리 ‘적벽가’를 들었을 때 이순신의 해전을 다룬 판소리가 없다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자람과 함께 판소리가 가미된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됐죠. 그러다가 서울예술단에서 ‘순신’을 제안받자마자 이자람에게 연락해 작업을 시작했어요.”

이지나 연출가는 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예술감독 이유리)의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 창작 과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11월 7~2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순신’에는 두 사람 외에도 공연계의 내로라하는 창작진이 뭉쳤다.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이 작곡을, 김선미 작가가 이지나·이자람과 공동 극작을 맡고 뮤지컬 ‘웃는 남자’ ‘데스노트’ 등의 화려한 무대미술로 정평이 난 오필영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순신’의 중요한 모티브는 이순신이 남긴 ‘난중일기’ 속 40여 개의 꿈 이야기다. 이를 역사적인 사건과 엮어 용맹한 장수이자 충직한 신하이며, 효심 깊은 아들이자 가슴 따뜻한 아버지로서 끊임없이 고뇌한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만 ‘순신’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기 어려운 공연으로 판소리·무용·뮤지컬이 뒤섞인 ‘총체극’을 지향한다. 이지나 연출가는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은 꿈을 굉장히 많이 꾼 사람이다. 그 꿈들을 엮어 해석하고 싶었다. 이순신의 일생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꿈을 통해 그가 초인적으로 이겨낸 고통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순신 역은 서울예술단 단원 무용수 형남희가 맡는다. 형남희는 대사 없이 움직임으로 고통을 표현한다. 그리고 5명으로 구성된 코러스(합창)는 이순신의 분신으로 그의 심리를 대사와 노래,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여기에 극중 서술자인 무인 역의 이자람과 서울예술단 단원 윤제원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올라 3대 해전(한산도 대첩·명량 해전·노량 해전) 장면을 소리로 묘사한다. 이자람은 “판소리지만 소리꾼과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소리와 합창을 주고 받거나 같이 노래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소리꾼이 연기도 하는 방식으로 전쟁 등 장면을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또한 최신 기술을 활용한다. 이순신의 고뇌를 표현하기 위해 ‘고통의 동굴’로 표현되는 20m 깊이에 달하는 무대 위에 구조물을 설치한다. 9대의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로젝션 맵핑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필영 디자이너는 “거북선이나 (광화문 동상처럼) 당당하게 서 있는 이순신의 구체적인 이미지는 공연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객의 상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장면들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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