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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개 된 날” 친명 격앙…의총선 몸싸움까지

이재명 체포안 가결에 당 분열…“총선서 심판”
원내지도부 총사퇴…李 “수리 전까지 정상근무하라”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른쪽 사진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투표를 하는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날 선 분노를 쏟아낸 데 이어 의원총회에서 비명계와 격한 충돌을 빚었고, 결국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기에 이르렀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당대표의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님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 이유를 현란한 요설로 설파하더니 뜻대로 됐다. 29명이 138명을 이겨먹으니 부결한 의원들이 더 우스워 보이겠다”라며 “‘민주당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강변은 하지 마라. 이완용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힐난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이제 그만 이들에 대한 희망과 미련을 버리고 현실 정치인이 되기를 고언 드린다. 이제 칼을 뽑으시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준호 의원은 “참담하고 피눈물이 난다”라고, 전용기 의원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 생각보다 더 큰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썼다. 이수진(비례) 의원은 “온몸이 찢기고 갈리는 마음”이라며 “기어이 윤석열 정권이 쳐 놓은 덫에 이 대표를 내던져야 했느냐”고 분노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정당하지 못한 (영장) 청구라는 측면을 의원들에게 많이 설득했는데, 이재명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던 의원들은 역시나 동의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소위 반명(반이재명)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굉장히 조직적인 노력을 많이 한 것 같고, 차기 공천 관련 우려가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이번 가결은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자 일부 의원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결과”라며 “대의와 민주당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공천 받아서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다. 없어도 전혀 티가 안 나지만 있으면 민주당에 해가 되는 존재들이다. 이런 구태정치와 신의가 없는 모사꾼들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논란이 된 투표용지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친명계는 ‘원내 지도부 사퇴’를, 비명계는 ‘당 지도부 사퇴’를 각각 주장하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 간 몸싸움도 벌어졌고, 한 3선 의원은 “탈당 선언을 하겠다”고 외치며 퇴장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살벌하다. 누구 하나 죽일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가결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 자리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지도부 결정과 다른 표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의 사의 표명은 이날 의총에서 즉각 수용됐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1일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원내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해 사무총장 등 당직자의 경우 직접 사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당분간 정상적으로 근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의 수리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근무할 것이다. 업무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총 295표 가운데 찬성 149표로 가결됐다. 반대는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였다. 이는 민주당에서 가결 이탈표가 29표 이상 나왔다는 의미로 한동안 당 내 거센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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