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목적 변경”…경영권 분쟁 시달리는 금융투자업계


금융투자업계가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곳들은 최대주주 지분이 절대적이지 않은 데다, 본업과 관련한 리스크도 부각되면서 2대 주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인 김기수 포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라덕연 일당이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해 시세를 끌어 올릴 종목 중 하나다.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이 4월 24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폭락하면서 저가에 매수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날 기준 김 대표의 다올투자증권 보유 지분은 14.34%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회장 및 특수관계인(25.26%)의 지분 격차는 10.92% 포인트다. 다만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공시에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언급된 행동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사와 감사의 선임과 해임, 직무 정지, 정관 변경 등이다.

상장 벤처캐피탈(VC) 엠벤처투자도 마찬가지다. 기관투자자 수앤파트너스가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서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대 주주인 수앤파트너스의 보유 지분은 9.42%로 최대주주인 홍성혁 엠벤처투자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11.65%)과 큰 차이가 없다. 이미 이사회를 통해서 홍 대표의 대표이사직은 해임된 상태다.

이들 기업은 유동성의 위기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유동성에 위기를 겪었다. 1세대 VC인 핵심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올해 1분기 115억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28억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흐름이 좋지 않다. 향후 표 대결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엠벤처투자는 집중적으로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상장(IPO)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에 위기가 발생한 사례다. 엠벤처투자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GCT세미컨덕터에 15년 이상 투자해온 2대 주주다. 다만 미국과 국내에서 여러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되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엠벤처투자는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외부 감사인의 지적에 수앤파트너스 상대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됐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증권을 보유한 지주회사 상상인도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힌다. 2대 주주인 시너지파트너스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총 21.75%다. 최대주주인 유준원 대표와 특별관계자 지분(32.05%)과는 격차가 있다. 다만 유 대표가 불법 대출 혐의 등으로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 사유가 발생한 만큼 언제든 경영권 분쟁이 발생 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시너지파트너스 관계자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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