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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알바 뽑는줄 알았는데… 어느새 스미싱 범죄단 전락

친숙한 기업과 명칭 유사한 업체 내세워 구인광고
대포폰 개설 등 범죄 악용


3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스타벅스’라는 곳에서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고액 알바’ 광고였다. 문자에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건당 9만9000원’ ‘당일지급’이라고 적혀있었다. 업무 내용은 주문·재고관리라고 돼 있지만, ‘하시는 건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는 안내도 달렸다.

부업을 고민하던 A씨는 솔깃했다. 고액 알바 내용은 미심쩍었지만, 발신자 명이 스타벅스라 ‘한 번 해 볼까’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확인차 전화로 문의했더니, 스타벅스 측에선 이런 방식의 아르바이트 구인은 않는다고 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 또한 ㈜스타벅스가 아니라 ㈜SCK컴퍼니라고 했다.

20대 취업준비생 B씨도 최근 ‘CJ-MALL’이라는 곳에서 문자를 받았다. 추가확장으로 신규 채용을 하게 됐다며 장기·단기 근무자를 모집 중이라고 했다. B씨는 업종을 살피기 위해 인터넷 포털에 CJ-MALL을 검색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CJ-MALL이라는 곳은 없었다.

청년들의 구직 욕구를 악용한 고액 알바 ‘스미싱’(문자와 피싱의 합성어)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친숙한 기업 이름을 내걸어 접근한 뒤 범행 가담을 유도하는 수법이다.

국민일보가 ‘안랩’에 A씨, B씨가 받은 스미싱 샘플과 유사한 문자 진단 건수를 의뢰한 결과 지난달에만 2만2912건이 검색됐다. 이달에는 지난 21일까지 3만1228건이 검색에 걸렸다. 이들 문자에는 공통적으로 ‘상담 안내’ 공지가 따로 붙어 있었다. 카카오톡 ID를 알려주거나, 오픈채팅방 URL을 알려주는 것이다.

스미싱 범죄 조직은 상담 안내 창구로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월급 입금용 계좌번호를 요구한 뒤 이를 대포통장 개설이나 범죄 수익금 창구로 쓰고 있다. 업무용 휴대전화가 필요하다며 대포폰을 개설하게 하고 범죄에 활용하기도 한다.

고액 알바를 미끼로 한 피싱 문자. 친숙한 기업 이름을 앞세워 접근한다. 독자 제공

이런 스미싱에 속아넘어간 이들은 자신이 범죄에 이용당하는 줄도 모른 채 피의자가 되기도 한다. 경찰청의 ‘보이스피싱 피의자 연령별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검거된 피의자 1만3094명 중 30대 이하가 9049명으로 70% 가까이 차지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구인 광고 등을 통해 범행에 발을 담그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교를 중퇴한 C씨도 법률사무소 간판을 내건 한 업체와 이런 식으로 채용 계약을 맺었다. C씨는 채권 관련 현금 전달 업무를 하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이었다.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지난 4월 징역 1년 4개월 형이 확정됐다. C씨는 재판 과정에서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급여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되는지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등으로 뜯어낸 돈을 해당 통장에 넣고 계좌 주인에게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식으로 유도한다. 그렇게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백재연 이가현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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