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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부터!… 중국산 배터리 장착 전기차가 온다

KG모빌리티가 지난 20일 출시한 첫 전기차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제공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가 포문을 열었다. 지난 달 20일 출시한 회사 첫 전기차 ‘토레스 EVX’에 중국 배터리 업체 BYD의 LFP 배터리를 넣었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주로 만드는 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다. 대신 가격은 30%정도 싸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일부 포기하고 가성비를 잡겠다는 거다. 토레스 EVX는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원대 후반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우리보다 (배터리 기술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비싼 가격 탓에 유럽에서 안 팔리면 그게 더 국익에 손해”라고 말했다.

기아는 하루 뒤인 21일 선보인 ‘레이 EV’에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보조금을 합하면 20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다만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는 205㎞(상온 복합 기준)에 불과하다.

기아 전기차 ‘레이 EV’. 기아 제공

앞서 테슬라도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한국에 들여왔다. 기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보다 2000만원 넘게 저렴하다. 대신 주행거리는 기존 모델(약 500㎞)보다 짧아진 350㎞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Y. 테슬라 제공

전기차 제조사들이 중국산 LFP 배터리에 눈을 돌리는 배경엔 지지부진해진 전기차 성장세가 자리한다. 가격으로 이 상황을 뚫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생산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한다는 걸 고려하면 저렴한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주행거리가 전기차 구매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지만 살 사람(얼리어답터 성향 구매자)은 다 산 최근 상황에선 가격이 더 중요해졌다”며 “각국 정부의 보조금도 줄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획기적으로 떨어져야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출퇴근용 단거리 주행이 많은 한국에선 LFP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전기차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은 중국산 배터리가 확대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한국 배터리 회사들도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양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 공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일부를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지난 3월 국내 업계 최초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고 삼성SDI는 울산에 LFP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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