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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현병 살인자’ 73%가 약물치료 중단 뒤 범행

국립법무병원, 살인 후 치료감호 조현병 환자 100명 정신감정서 분석
“적정한 입원치료·사후관리 있었으면 대부분 예방 가능”

지난달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 그는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받은 뒤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를 보이던 최원종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슷한 증세를 겪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증세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살인으로 치료 감호가 선고된 조현병 환자 대부분이 과거 정신과병원 입원 이력이 있었으며, 70% 이상은 범행 시점 이전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병 환자 입원 치료와 퇴원 후 사후 관리가 강력범죄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립법무병원이 살인을 저지른 후 치료 감호된 조현병 환자 100명의 정신감정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신과 입원 이력을 가진 사람은 82명이었다. 범행 시점 이전 6개월 이상 정신과 약물치료를 거부한 이는 100명 중 73명에 달했다. 살인을 저지른 조현병 환자 상당수가 범행 전 장기간 치료를 받지 않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것이다. 병원이 분석한 모집단 중 55명은 부모 등을 살해한 존속 살인, 45명은 타인 상대 살인을 저질렀다.

조사 대상자 100명 중 과거 정신과 입원을 두고 가족 갈등이 있었던 경우는 56명이었다. 특히 존속 살해의 경우 일반 살인과 비교해 정신과 입원 및 가족 갈등 경험이 더 높았다. 존속 살해 조현병 환자 55명 중 정신과 입원 경험은 86% 가족갈등 경험은 60%로, 일반 살인 조현병 환자의 정신과 입원(76%)과 가족갈등(51%) 비율에 비해 높았다.

국립법무병원 관계자는 “조현병 환자 대부분은 스스로 정신병에 걸렸다고 자각하는 의식이 없어서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강제 입원 절차에서 가족을 가해자로 받아들여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정신감정 분석 대상자들은 평균 48세, 지능 평균은 IQ 88.3으로 ‘하’에 해당했다. 학력 평균은 11.5년으로 고졸에 미치지 못했다. 86명은 미혼 상태였다.

박재상 국립법무병원 의료부장은 “조현병은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게 특징인데 치료를 조기에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만성화되면 사회에 적응이 어려워진다”며 “증상이 악화하면 인지 기능도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학업 수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조현병 환자 강제 입원 절차로는 범죄 예방을 위한 강제 입원은 어려운 실정이다. 보호자 동의 없이도 입원할 수 있는 응급입원의 경우 강력사건 등이 벌어졌을 될 때만 경찰이 주로 활용한다. 행정입원의 경우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적정한 입원치료와 퇴원 후 적정한 사후관리가 있었다면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인 사건 예방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족의 개입이 없는 정신보건심판위원회 등을 통해 예방 성격의 사법 입원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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