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인천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70대 환자가 쇼크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당시 오진을 한 40대 외과 의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의사 A씨(41)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다르게 강제노역은 하지 않는다.

A씨는 2018년 6월 15일 인천의 종합병원에서 환자 B씨(사망 당시 78세)의 증상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사망하기 나흘 전 병원을 찾아 “최근 대변을 볼 때마다 검정색 핏덩이가 나왔다”고 A씨에게 설명했다.

당시 B씨는 과거에 앓던 뇌경색으로 인해 아스피린 약을 먹고 있었다. 아스피린은 장기 복용할 경우 위나 십이지장에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A씨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B씨의 항문 주변을 손으로 만진 뒤 급성 항문열창(치루)으로 오진해 나흘 뒤 수술을 진행했다.

치루 수술 전에도 혈액 검사에서 B씨의 혈색소가 정상 수치보다 낮아 출혈이 의심됐고 실제로 B씨의 출혈까지 확인됐지만 A씨는 추가적인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수술 다음 날 빈혈로 쓰러진 뒤 11시간 만에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다. 조사 결과 B씨의 출혈은 치루가 아닌 십이지장궤양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업무상 과실이 없다”며 “만약 과실이 있었다고 해도 B씨 사망과 인과관계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판사는 “이 사건을 감정한 다른 의사는 내시경 검사가 제때 진행돼 지혈했다면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피해자는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피고인은 십이지장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치루가 출혈의 원인이라고 속단해 수술했다”며 “피해자는 정확한 진단이 늦어져 숨진 경우로 피고인의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안 판사는 또한 “의사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행위에는 엄중한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의 과실이 가볍지 않은 데다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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