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일가족 사망’ 초등생 딸·70대 노모엔 타살 흔적

국과수 부검 결과, 사망 일가족 5명 가운데 2명 타살 정황
초등학생 딸은 아내가
70대 노모는 남편 또는 시누이가

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 등 3곳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일가족 중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송파구의 주거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김포시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 가운데 초등학생 딸과 할머니는 타살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부부가 각각 자신들의 초등학생 딸과 70대 노모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 외 제3자가 개입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5일 일가족 가운데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추락사한 40대 여성 오모씨의 초등학생 딸과 시어머니의 사인이 외력에 의한 질식사로 판단된다는 구두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받았다. 살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은 초등학생 딸은 어머니 오씨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는 지난 22일 딸과 함께 김포의 호텔에 투숙했다가 이튿날 오전 혼자 나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객실에서 발견된 오씨의 딸은 발견 당시 이불에 덮인 채 누워 있었고 질식 상흔 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고 한다.

또 국과수는 23일 송파구 송파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오씨의 시어머니 사인 역시 ‘경부압박질식사’로 추정됐다. 이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남편과 시누이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 등을 근거로 오씨 남편 또는 시누이가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씨의 시어머니는 숨지기 직전인 지난 22일 자신의 동생에게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자고 한다”는 취지의 연락을 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역시 자녀들로부터 살해를 당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오씨는 지난 23일 오전 7시30분쯤 친가가 있는 잠실동의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의 동선과 유족 소재지를 확인하다가 오씨 친가 소유의 송파동 빌라에서 숨져 있는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를, 김포시 호텔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오씨는 사업자금 명목으로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빌렸고, 지난 6월에는 2억7000만원 사기 혐의로도 고소를 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오씨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경제적 사정이 드러나자 극단 선택을 결심했고, 남편과 시누이 역시 같은 이유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살해와 극단적 선택이 벌어진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남편 등 시가 식구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투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