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아들을 강하게 누르는 등 학대해 뇌출혈과 갈비뼈 골절 등 중태에 빠트린 30대 아버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류호중)는 26일 선고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3)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친부로 양육·보호의 의무가 있는데도 수차례에 걸쳐 강하게 누르거나 던지는 방식으로 학대했다”며 “피해자의 생명에 위험을 가할 수도 있는 행위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학대 행위는 의료기관의 신고로 확인됐으며 의료진의 관심이 없었으면 지속될 수도 있었다”며 “현재 피해자의 발달과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언제 후유증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고인의 수입으로 가족이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구속이 장기화할 경우 생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을 낭독한 뒤 A씨를 다시 한번 불러 “범죄 행위가 중하지만 한 번 더 기회를 드리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소중한 생명인데 잘 키워 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지난 5월 초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생후 2개월인 아들을 강하게 누르는 등 여러 차례 학대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아들은 뇌출혈 증상과 함께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며 이후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 아내도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으나 드러난 학대 혐의는 없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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