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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경 논란 ‘제주들불축제’, 시민숙의단은 ‘유지’에 손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이뤄지는 모습. 제주시 제공

산불 위험과 탄소 배출 문제로 존폐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에 대해 제주 시민숙의단은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시는 이 같은 권고안을 토대로 조만간 최종 결론을 발표할 방침이다.

26일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제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들불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0.8%로 더 높았다”고 밝혔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41.2%, ‘유보’ 의견은 8%로 나타났다.

운영위는 “제주들불축제가 제주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며 생태·환경·도민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변화를 추구할 것을 권고한다”고 결론내렸다.

운영위는 “축제를 유지하되 기후위기 시대에 도민과 관광객의 탄소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대적 전환에 둔감할 수밖에 없었던 관 주도 추진, 보여주기식 축제 기획에 대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번 원탁회의는 시민숙의단 총 200명 가운데 187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9일 개최됐다.

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초지에 불을 놓아 방목지의 해충을 없애는 제주 전통 목축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1997년부터 축제로 열리고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오름 불놓기로, 새별오름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인파가 몰린다. 지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들불축제를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봄철 산불 위험이 높은 시기에 열리면서 다른 지역 산불 발생 여부에 따라 축제가 축소 내지 취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 화약을 터뜨려 불을 놓는 행위가 탄소를 배출해 반환경적이라는 여론이 커졌다.

올해는 경남 합천 산불로 정부가 산불경보 3단계 발령하자 제주시가 축제 하루 전 오름 불 놓기와 불꽃쇼 등 불 관련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에 축제장은 코로나19로 4년 만에 대면 개최로 열렸음에도 방문객 수가 제주시 추산 8만명으로 당초 예상 규모인 37만~40만명을 훨씬 밑돌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에는 강원·경북 산불로 행사 전체가 취소되는 등 제주들불축제는 26년간 8차례 일정이 변경됐다.

제주시는 이날 권고안이 발표됨에 따라 내달 중 들불축제의 존폐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들불축제 존폐 논의가 시민 숙의형으로 진행된 것은 지난해 4월 제주녹색당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를 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19세 이상 주민 500명이 연서로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서를 제출하면, 숙의형 정책개발청구심의회에서 추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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