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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림 잡는 점프력, 괴물급 유전자, 끈끈한 팀웍…수영 ‘황금세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800m 계영 결승에 나선 한국 국가대표팀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왼쪽부터)가 물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연합뉴스

항저우발 승전보가 연일 한국 수영에 날아들고 있다. 젊은 피들이 주역이다. 15명의 대표팀 남자 선수 중 12명이 2000년대생이다.

중국을 꺾은 800m 계영 레이스는 이들 황금 세대의 대관식이었다. 양재훈(25·강원도청)이 초석을 다졌고 22세 동갑내기 이호준(대구시청)·김우민이 뒤집었다. 마지막 영자 황선우(20·이상 강원도청)는 굳게 지켰다.

넷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황선우의 트레이드마크는 양팔 박자를 달리하는 로핑(loping) 영법이다. 여기서 나오는 폭발력이 남다르다. 장거리 영자 김우민은 빼어난 폐활량이 최대 무기다. 똑같이 헤엄쳐도 다른 동료들보다 숨이 현저히 느리게 차오른다. 회복도 빠르다. 전동현 대표팀 코치는 26일 국민일보에 “우민이는 선천적으로 지구력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훈련 때 모습은 물론, 지난해 받은 유전자 검사에서도 남다른 결과를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어려서부터 ‘제2의 박태환’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호준은 상대적으로 팔이 길지 않다. 남들보다 빠르고 잦은 팔 회전으로 약점을 극복했다. 신장이 190㎝에 이르는 양재훈에겐 영법 수정이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종전엔 팔을 완전히 뻗어 돌린 탓에 체력 소모가 컸는데, 올해 초 대표팀에 합류한 뒤 팔을 굽혀 스트로크하는 새 방식을 이식했다.

이들에게 서로의 존재는 최고의 동기 부여가 됐다. 2021년 힘을 합쳐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던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은 이후 2년여에 걸쳐 함께 전지훈련을 다니며 ‘원 팀’으로 거듭났다. 전날 예선에서 활약한 이유연 김건우도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올해 초 승선한 양재훈이 퍼즐을 완성했다. 1분48초대였던 기록은 팀 합류 이후 비약적으로 단축됐다. 본 대회 결승에선 1분46초83을 찍으면서 역전에 발판을 놨다.

그간 불모지였던 자유형 50m에서도 젊은 스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지유찬(21·대구시청)이었다. 광주체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종 24위로 준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다만 기록 자체는 훌륭했다. 당시 한국 기록이었던 22초16에 불과 0.01초 뒤졌다. ‘아시아에서라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계산이 섰고 결국 맞아떨어졌다.

코치진이 꼽는 그의 최대 강점은 탄력이다. 176㎝로 경쟁자들보다 작은 신장을 보완하고도 남는다. 출발이 중요한 50m 종목에선 더 그렇다. 전 코치는 “도약하는 힘이 워낙 좋다”며 “농구 림을 잡을 정도”라고 전했다. 지유찬에 밀려 은메달을 딴 호 이안 옌터우(홍콩)의 키는 188㎝, 동메달리스트 판잔러(중국)는 189㎝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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