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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탄소장벽’ 시작… 탄소중립 경영, 저탄소 공급망 재편 시급


유럽연합(EU)이 다음 달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EU 역내 수입품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량을 따져 환경 비용을 부과한다. 2년가량 전환기간을 거친 뒤 2026년 전면 시행한다. 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기·수소 등의 6개 품목이 대상인데, EU 수출 비중이 크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한국 철강산업이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산업계에선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제출해야 할 ‘탄소 배출 보고서’ 준비, 배출량 측정·관리 체계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26일 ‘미리 보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시범 시행 기간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탄소 배출 보고 의무를 지키지 못하거나 배출량을 산정하지 못해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환 기간에는 탄소 배출 정보만 제출하면 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배출 t당 10~50유로의 과태료를 받게 될 수 있다.

무협은 2026년 CBAM 본격 시행 이후 대(對) EU 수출 기업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국의 전체 EU 수출액(681억 달러) 중 CBAM를 적용하는 6개 품목의 비중은 7.5%(51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6개 품목 가운데 철강(89.3%)과 알루미늄(10.6%)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들 업종은 EU 수출품 제조 과정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탄소 배출량에 대해 ‘CBAM 인증서’(배출권)를 구매해야 한다. 사실상 ‘탄소세’ 같은 추가 관세를 물게되는 셈이다.


CBAM 시범 운영 기간에도 한국 기업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 철강 등 업종에선 분기마다 직·간접 탄소 배출량과 이미 지급한 탄소 배출 비용 등을 EU 수입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제품 생산과정과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분석하는 부담을 떠안는 것이다. 배출량 산정 방식도 내년까진 한국 기준이 허용되지만, 2025년부터 EU 방식을 따라야 한다. 무협 관계자는 “한국식 배출량 산정 방식이 내년까지만 인정되기 때문에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사전에 탄소 배출량에 대한 측정·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를 비롯해 미국 등에서 잇따라 ‘환경 장벽’을 높이고 있어 ‘탄소 중립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아 무협 수석연구원은 “주요국이 탄소 규제를 강화하면서 향후 글로벌 공급망이 저탄소 배출 상품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도 탄소 중립 경영 등의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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