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나물 못 먹겠네…신선식품 가격 1년 전보다 대부분 올랐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 일찌감치 추석을 준비하려는 이들로 다소 북적였다. 채소코너 앞에서 장을 보던 주부 김은미(46)씨는 풋고추 봉지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었다. 김씨의 카트에는 시금치 두 봉지와 애호박 3개, 풋고추 두 봉지가 들어 있었다.

김씨는 “애호박 한 개에 2000원, 시금치 한 봉지는 5000원이 넘는다. 풋고추도 한 봉지에 3500원 정도라 지금 카트에 담긴 요만큼 만으로도 2만3000원이나 된다”며 “명절 음식 몇 개는 포기했는데 고추전 개수도 줄여야 하나 고민이 돼서 하나 더 살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두고 신선식품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장보기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씨처럼 명절 음식 개수나 종류를 줄이는 식으로 예산을 조정해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에도 신선식품 물가가 급등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가격이 오른 품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 정보로 확인된다. aT에 따르면 26일 기준 시금치 100g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699원으로 1년 전 1472원보다 15.4% 올랐다. 통상 시금치 한 단 무게가 250~300g 정도이므로 시금치 한 봉지만 사도 4250~5100원 정도다. 소매점마다 가격이 달라서 5000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적잖다. aT가 공개한 시금치 100g 최고가는 2320원이었다.

풋고추 100g 평균 소매가는 1876원으로 1년 전 1373원보다 36.6%나 뛰었다. 당근 1㎏은 5141원에서 6313원(22.8%), 애호박 1개는 1634원에서 1891원(15.8%), 깻잎 100g은 2819원에서 3204원(13.6%), 대파 1㎏은 3225원에서 3548원(10.0%)으로 상승했다. 명절 상차림에 주로 쓰이는 채소 가격이 대부분 10% 이상 오른 셈이다.

과일 중에는 사과(홍로) 가격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사과 10개 소매가는 3만1592원으로 1년 전 2만3887원보다 32.3% 급등했다. 사과 10개 소매가격 최고가는 3만6600원으로 조사됐다. 사과는 주요 출하 지역인 경북 지역이 지난여름 태풍 피해를 크게 입은 게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낙과가 많아서 생산량이 줄었고, 품질 좋은 사과는 그보다 더 적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1년 전보다 가격이 내린 품목도 있다. 지난해 이상 기후로 수확량이 급감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가격이 뛰었던 배추와 무는 올해가 작년보다 사정이 낫다. 배추는 지난해 한 포기에 9177원이나 됐는데 올해는 33.0% 감소해 6153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무 1개 가격도 지난해 3825원에서 2396원으로 37.4% 줄었다. 배(신고) 10개 평균 소매가는 지난해 3만5875원보다 약간 낮은 3만4704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물가 안정 상품을 운영한다고 해도 과일, 채소는 가격 조정을 하는 게 한계가 있다”며 “물가 상승 기조가 계속되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지만 명절에 체감하는 바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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