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4년간 활개치던 중고 사기범들, 필리핀서 잡았다

1130명 상대로 3억6000만원 상당 갈취
비대면 계좌만 134개 바꿔가며 범행 이어가

경기남부경찰청은 필리핀에서 4년간 국내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사기 범행을 지속한 혐의를 받는 A씨와 B씨를 현지에서 검거해 26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필리핀에 거주하며 국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4년간 판매 사기를 친 한국인들이 현지 경찰에 붙잡혀 송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상습사기 혐의로 30대 A씨와 20대 B씨를 구속해 26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명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한다는 글과 사진을 올린 뒤 선입금을 받는 수법으로 1130명을 상대로 3억6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필리핀에서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 사기를 친 혐의를 받는 A씨와 B씨가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와 B씨는 2019년 범행을 공모하며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중고품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하고는 돈이 입금되면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사기를 벌여왔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사기 신고가 접수돼 아이디와 계좌번호가 이용자들에 공개될 경우, 아이디를 새로 만들고 신규 계좌를 개설하기를 반복했다.

이들은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악용했다. 간단한 신분 인증 절차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손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끊임없이 계좌를 바꾼 것이다. 이들이 사용한 계좌만 134개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간 사기 행적을 분석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A씨의 국내 주소지 관할인 하남경찰서에 ‘A씨 계좌에 물품 대금을 입금했지만 물건은 받지 못했다’는 피해 신고가 수백건 접수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필리핀 현지 경찰과 공조해 두 사람의 소재지를 확인하고 현지에서 붙잡았다.

두 사람 모두 필리핀 현지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금이 적은데다 필리핀 현지에 머물면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았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A씨는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비행기 탑승 전 고성을 지르고 20여분간 몸싸움을 하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물품 사기는 단기간에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는 대표적 서민 경제 침해 범죄이므로, 엄하게 다스려 나갈 것”이라며 “사이버 사기 예방 수칙을 숙지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