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한약재 ‘웅담’, 러시아서 수입·처방 길 열렸다

러시아 개체수 조절 위해 매년 1만마리 사냥·채취

국내 업체 수입, 8월 식약처 품목허가 받아…일부 한의원서 처방


예로부터 웅담(곰 쓸개즙)은 알코올성 간손상, 간섬유화 등 만성적인 간질환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한약재다.

국내에선 곰 농장에서의 비윤리적 사육과 웅담 채취 논란이 제기되면서 수십 년간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최근 국내 한 업체가 러시아산 웅담을 정식 수입해 한방 의료기관을 통해 처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의약품 기업인 ㈜으뜸생약은 지난 8월 러시아 불곰에서 채취한 웅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 품목 허가를 받고 원외탕전실을 갖춘 일부 한의원에서 처방된다고 27일 밝혔다.
웅담은 식약처 공정서(일종의 의약품 규격서)에 불곰 또는 그 근연동물(곰과)의 쓸개즙을 말린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매년 곰에 의한 인명 피해가 발생, 개체수 조절을 위해 연간 최소 1만마리 이상 의무적으로 사로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으뜸생약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는 웅담 채취를 위해 곰을 잡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유지를 위해 매년 의무적으로 사냥한 곰에서 채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 없이 한국에서 잊혀지고 있는 한약재를 다시 발굴해 내는 좋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의 웅담 채취 곰 사육은 불법이 아니지만 지난해 이를 금지하는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태다.

웅담은 1980년대에 1000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고가 한약재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 효과가 좋을까?
이에 대해 동국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박용기 교수는 “웅담은 보약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약은 아니다. 피로회복 효과 역시 자양강장 이라기 보다는 간기능 개선에 의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웅담은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주 성분으로 간의 섬유화를 막거나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예방하고 간세포암의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보고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 처방없이 임의대로 복용해선 안된다. 큰나무한의원 원외탕전실 대표 한의사 최윤용 원장은 “웅담은 의약품용 한약재로서 한방의료기관에서만 처방 가능하다. 만성적인 간질환이나 간에 의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을 경우 한의사의 진단 후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작은 환약이나 캡슐형으로 처방된다.
최 원장은 “웅담은 한의학적으로 열을 식히는 효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거나 특별히 웅담을 복용할만한 증상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또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도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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