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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영장 기각 사유…이재명 수사 고심 깊어진 檢

법원, 800자 가량 기각 사유 밝혀
검찰, 기각 사유 검토 후 보강 수사 나설 듯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검찰은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는 데 전력했지만, 결국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법원이 800자에 달하는 장문의 기각 사유를 밝히면서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한 검찰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방어권 보장 필요’를 이유로 꺾인 만큼 영장 재청구보다는 불구속 기소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9시간 넘게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백현동 의혹을 ‘전형적인 권력형 토착 비리’로, 대북송금 사건을 ‘국제 안보를 위협한 범죄’로 규정했다. 검찰은 여러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과 백현동 사업 특혜 과정이 적힌 공문서 등 인적·물적 증거를 제시하며 구속 필요성을 호소했다.

하지만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백현동 사업 의혹에 대해서는 “결재 문건, 관련자들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이 대표의 관여에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배척할 정도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피의자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법원이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다고 판단한 것은 검찰에는 소기의 성과다. 하지만 주요 혐의인 백현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의 혐의 소명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만큼 충분치 않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야당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26일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이 대표 측은 혐의 성립 자체를 강력 부인했다. 법원에 출석할 때는 침묵했던 이 대표도 유 부장판사 앞에서는 ‘혼신의 항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심사에서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백현동 사업에서 배제한 조치는 민간업자를 위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용도변경 조건으로 민간업자 기부채납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공사까지 참여시킬 이유가 없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이 대표 측은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쌍방울에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북한에 전달된 800만 달러는 이 대표와 무관한 쌍방울의 독자적인 대북사업 관련 비용이라는 취지다. 반면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 과정에서 회유·압박 의혹 등을 근거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 부장판사는 대북송금 의혹에서 제기된 회유·압박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만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 대표가 정당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염려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는 전날 영장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두 개 검찰청이 1년 반에 걸쳐 광범위한 수사를 해서 별로 인멸할 증거 자체가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법리상 죄 자체가 안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까지 갈 필요도 없지 않냐는 의견을 변호인들이 피력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후 보강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안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예정된 수순인 만큼 결국 이 대표의 유·무죄는 향후 재판을 통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신지호 임주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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