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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표 감안…” 李영장 기각 유창훈 부장판사 누구

앞서 ‘돈봉투 의혹’ 송영길 보좌관, 강래구 구속…박영수는 기각 결정
李 구속영장 심사엔 이례적 892자 기각 사유…“증거인멸 염려 적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27일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꼼꼼한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단단한 법관”이라며 “기록을 꼼꼼히 보고 신중하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을 많이 담당하다 보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자리는 법원에서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가 센 곳 중 하나”라며 “‘육체적·정신적 압박을 감내하며 잘 재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맡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3명 중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빠른 선배로,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한 날 담당 법관이 심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 대표 사건을 맡게 됐다.

대전 출신인 유 부장판사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해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광주지법 순천지원, 대법원 재판연구관,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부임 직후인 2월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배임 등 혐의로 이 대표에게 ‘1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도 담당 법관이었다. 당시엔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영장이 자동 기각됐다.

유 부장판사는 이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 등을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나란히 구속했다.

6월에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71) 전 특별검사에 대한 첫 구속영장 청구를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 여부,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후 검찰이 박 전 특검의 추가 혐의를 포착해 영장을 재청구했고, 같은 법원의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발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례적으로 긴 총 892자 분량의 사유를 통해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영장 기각 결정에는 “증거인멸 우려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효하게 작용했는데, 이 대표가 제1야당의 현직 대표라는 점도 판단의 근거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유 부장판사는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유 부장판사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혐의별로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현동 의혹과 관련한 배임 혐의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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