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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을 막아라, 빈을 뚫어라…막내에게 내려진 특명

‘제우스’ 최우제가 지난 25일(한국시간)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조별 예선 A조 경기를 치른 뒤 믹스트존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항해 중인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김정균호가 중국을 마주한다. 가장 크고 날카로운 암초는 중국의 탑라이너 ‘빈’ 천 쩌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중국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4강전을 치른다. 두 국가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서, 이번 4강전은 사실상의 ‘금메달 결정전’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치열한 한판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천 쩌빈, ‘지에지에’ 자오 리제, ‘쉰’ 펑 리쉰, ‘나이트’ 줘 딩, ‘엘크’ 자오 자하오, ‘메이코’ 톈 예 등 한국 못잖게 화려한 라인업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중국 대표 선수들은 모두 국내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대회에서 우승 또는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들이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상대는 천 쩌빈과 줘 딩이다. 두 선수의 개인 기량은 국내 선수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천 쩌빈은 작년과 올해 국제 대회에서 한국팀을 집요하게 괴롭힌 적이 있다.

한국이 중국을 넘기 위해선 대표팀의 2004년생 막내 ‘제우스’ 최우제의 활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우제와 천 쩌빈은 지난해와 올해 프로 리그 국제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두 차례 맞붙었다. 두 선수 간 맞대결은 백중지세였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두 번 모두 천 쩌빈과 그의 소속팀이 웃었다.
지난 5월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 e스포츠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나섰던 천 쩌빈의 모습. 그의 소속팀은 한국의 젠지와 T1을 연달아 꺾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일부 e스포츠 팬들은 천 쩌빈이 ‘무력은 높고 지력은 낮은’ 스타일의 탑라이너로 평가하지만, 그와 협곡 안에서 얼굴을 마주해본 관계자들의 평가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그가 신인이었던 2020년에 이미 “천 쩌빈은 ‘너구리’ 장하권을 보는 것 같다. 장하권이 스크림에서 10데스를 해서 데이터를 쌓고 사이드 플레이의 달인이 됐던 걸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최근 천 쩌빈과 스크림 또는 국제 대회에서 맞붙어본 한 관계자는 “천 쩌빈의 피오라와 잭스류 챔피언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높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칼 대 칼’ 구도에서 챔피언을 반대로 잡아도 잘한다. 사이드 챔피언을 잡았을 때 시야 이해도가 높고 팀적으로 자신이 필요한 타이밍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량이 부족한 선수들은 카밀, 피오라, 잭스로 잘 성장해도 경기 내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천 쩌빈은 잘 성장한 만큼 팀에 기여할 줄 안다”라면서 “바론이나 오브젝트 압박할 때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다. 작년에 로열 네버 기브업(RNG)의 탑라이너가 천 쩌빈이었다면 RNG도 우승 전력이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고평가했다.

아울러 천 쩌빈의 영리함과 참을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잭스 대 케넨 매치업을 예로 들면, 잭스를 고른 선수는 라인전에서 CS 10~20개 밀려도 ‘헤르메스의 발걸음’을 산 뒤로는 사이드에서 소위 ‘머리를 박는’ 플레이를 할 만도 하다. 그런데 천 쩌빈은 그러질 않는다. 사이드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높다”고 귀띔했다.

물론 천 쩌빈을 겁내기만 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최우제 역시 라인전과 사이드 플레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강자다. 나이는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이미 프로 리그에서 여러 번 큰 무대 경기를 치러봤기에 큰 무대 경험에 대한 우려도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을 해설하는 정노철 해설위원 역시 탑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해설위원은 “당연히 모든 라인이 중요하지만 최우제와 천 쩌빈의 대결 승자가 게임을 지배할 확률이 높다. 탑·정글 밴픽과 사이드 힘싸움이 게임의 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걱정보단 자신감이 중요하다. 서로를 믿으면 승리가 보일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덧붙였다.

항저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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