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청년의 취업성공기…신앙 ‘듬뿍’ 스타트업의 첫 열매

소망교도소 공식 1호 개발자 탄생
“취업했으니 먼저 가정 회복하고파”
취업 연계, 재범률 낮추는 데 효과적

이은용 목사가 26일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IT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이은용 목사 제공

26일 오전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두꺼운 쇠창살을 지나자 코딩작업반이라고 적힌 팻말이 눈길을 끌었다. 문을 여니 재소자 4명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며 정보기술(IT) 업무에서나 볼 수 있는 C언어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조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현인(가명·22)씨는 소망교도소의 공식 1호 개발자가 됐다. 27일 조건부 가석방한 그는 추석 연휴 이후 IT 기업에 첫 출근을 한다.

최씨는 혼전임신으로 험난한 신혼 과정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생활고로 인해 아내와 잦은 싸움 있었고 그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그는 아내가 양육 의사가 없어 아이를 혼자 양육하게 됐다. 아이에게 소홀했던 그는 아동방임죄로 2021년 12월 교정 시설에 들어왔다.

그래도 최씨는 당시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8월 기독교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에 이관된 그는 성경공부를 하며 신앙을 키워나갔다. 예배시간에는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찬양은 ‘시편 23편’. 가사 일부인 ‘여호와는 내게 부족함 없으시니라’를 읊던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어느 날에는 이 말씀을 보니 하나님은 내게 아낌없이 주시는 분이구나 느꼈어요. 가장 큰 축복이었던 제 아이에게 상처를 줬으니 제가 얼마나 죄인인지…. 축복받을 아이였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최씨는 소망교도소에서 적응할 무렵 교정 교육의 일환으로 코딩작업반에 들어갔다. 당초 IT 업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4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조건부 가석방과 동시에 IT 개발 사회적기업인 밀리언드림즈(대표 이은용 목사)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밀리언드림즈는 지난해 4월 소망교도소와 협약을 맺어 재소자에게 IT기술을 교육하고 취업지원·연계를 돕고 있다. 최씨는 이곳에서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홈페이지 디자인부터 기술 구성 등의 역할을 맡는다.

취업에 성공한 그는 가장 먼저 가정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전에는 생활고로 많이 싸웠었는데 취업하고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으니 아내에게 사과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아이를 양육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씨 사례처럼 직업교육과 취업 연계가 재범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란 것이 이은용 목사의 설명이다. 이 목사는 “직업교육을 통해 출소자의 사회 정착을 돕는 것은 재범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과 교육 자원의 선순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 발표자료(2023년 1월)에 따르면 재범률이 1% 감소할 때마다 연간 약 903억원의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이 목사는 “현재 소망교도소 코딩작업반에는 첫 개발자 뿐만 아니라 첫 외주 프로젝트를 받아 수익을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정착 중이다. 이 같은 사업이 확장돼 한국이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주=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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