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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방안 ‘진통’…국회 공청회서 공방

9000억대 조정안 놓고 찬반 논란
옥시·애경 이견 여전…SK케미칼 “재판결과 상관없이 구제 최선”
가습기살균제특별법 개정 통해 종국성 확보 요구나와

2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에 출석한 기업측 진술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SK케미칼 김철 대표, 애경산업 채동석 대표, 옥시레킷벤키저 박동석 대표. 연합뉴스

참사 발생 12년이 지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공청회를 열고 피해자단체 대표 4명과 옥시·애경·SK케미칼 등 기업대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 사무국장 등 8명의 진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3월 발표된 피해구제 조정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조정안은 2021년 10월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에 참여한 9개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과 피해자 단체들이 5개월여 동안의 논의해 만든 것으로, 최대 9240억원대의 보상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전체 보상액의 60%가량을 내야하는 옥시와 애경은 이 조정안에 대해 초기부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동석 옥시 대표는 이날 공청회에서 “종국성 확보와 합리적 보상기준, 기업간 공정한 분담률 등이 확보돼야 조정안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특히 옥시 제품의 원료물질 제공사업자인 SK케미칼 측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채동석 애경대표도 “우선적으로 종국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참여기업간 분배비율에 대한 충분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모든 이해당사자가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조정위가 마련한 조정안과 권고안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힌 바 있다”면서 “어렵게 만든 조정안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중인 형사재판의 결과와 관계없이 SK케미칼 제품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의 회복 및 지원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피해자 단체 대표들은 조정안보다 더 큰 지원이 필요하며 정부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간질성폐질환 피해유족과 피해자단체’ 김미란 대표는 “가습기살균제특별법을 배·보상지원법으로 전면 재개정해 병원치료비 등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한다”며 “보상액을 대폭 상향하고 질환별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가습기 피해자 연합’ 이요한 대표도 “10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겨우 2억5000만원을 보상해 주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법적 잭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보상 및 지원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숙자 ‘가습기살균제 사망 유가족모임’(3~4단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문제해결은 사회적참사위원회(사참위)가 수년간 조사하고 정리한 권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데 있다”며 “사참위 권고대로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하도록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조정안이 성립되려면 법 개정을 통해 기업의 종국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가습기살균제 기업책임 배보상 추진회 송기진 대표는 “초기부터 조정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던 옥시가 조정안을 거부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제 때에 구제받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정안에 찬성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종국성 확보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안식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 사무국장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관련자들의 의견이 매우 달라서 조정안 성립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됐다”면서 “국회의 가습기살균제특별법 개정을 통해 기업의 종국성이 확보되면 조정안 마련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생겨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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