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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시들’… 현대카드 독점 포기에도 카드사들 먼산

‘선점’ 현대카드 신규 회원 1위→5위로 뚝
신한 등 관심 보이던 카드사 협업 ‘무소식’
단말기 보급 한계… 컨택리스 활성화 제동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현대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와의 협업은 감감무소식이다. 애초 신한·KB국민·BC카드 등이 애플과 손잡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수수료 등 계약 조건 합의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확산 속도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독점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던 애플페이 서비스 제휴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현대카드와 애플의 독점 계약이 불가능해졌지만 후속주자로 나서려던 카드사들의 협상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주거래 카드를 이용해 애플페이를 이용하고자 했던 금융소비자들의 기다림도 막연해지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10월 협력설’도 현재로선 요원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며 “애플과의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카드사들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 업체에 ‘비밀 유지’를 요구하는 애플의 특성을 고려하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애플과 카드사들의 협상 기준이 될 현대카드와의 계약 조건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은 없으나 업계는 현대카드가 건당 0.15%를 애플페이 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페이 서비스 업체들이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애플페이 사용처가 편의점 등 소액결제 시장 위주로 형성된 상황에서 페이 수수료까지 지급하면 카드사들이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현대카드 기준으로 추가 협상을 하면 국내 카드사들에 이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플페이 개점 효과도 이미 지나간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 출시 직후인 지난 3~5월에는 현대카드에 매달 13만~19만명 가량이 신규 유입되면서 회원 수 증가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에는 신규 회원 수가 11만명에 그치면서 업계 5위로 뚝 떨어졌다. 애플페이 초기 이용자들을 현대카드가 흡수하면서 후속주자들이 누릴 애플페이 제휴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EMV 컨택리스(비접촉 결제) 단말기 보급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국내 결제 단말기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을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 EMV 컨택리스 단말기는 새로 깔아야 하는데 가맹점주들이 직접 비용을 지불해야해 보급률이 높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만원 짜리 NFC단말기라 쉽게 늘지 않는다”며 “현재 한정된 단말기 내에서 애플페이를 쓸 사람은 다 쓰고 있어서 애플 입장에서도 카드사 추가 제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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