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갤러리 대표 감금·협박…MZ 조폭 ‘불사파’ 있었다

'불사파' 모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고가의 미술품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겠다며 갤러리 대표를 감금 협박한 일당이 붙잡혔다. 이른바 ‘MZ 조폭’으로 분류되는 자칭 ‘불사파’가 이 과정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투자업체 대표 유모(30)씨와 직원 2명, 유씨가 동원한 불사파 조직원 3명, 중국 동포 3명 등 9명을 지난 20일 검거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폭처법)상 공동감금·공동주거침입·공동협박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미술품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모 갤러리 대표 A씨를 유씨의 회사 사무실과 지하실, 차량 등지에 감금하고 살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일당은 A씨 휴대전화에 몰래 위치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추적한 혐의(위치정보보호법 위반)도 받는다.

유씨 등은 지난 3∼4월 A씨 갤러리를 통해 이우환 화백 작품 4점과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 1점 등 총 5점에 28억원을 투자하고 42억원으로 불려 돌려받기로 했다가 약속대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마음대로 이자를 정해 A씨에게 87억원을 내놓으라며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해 본격적인 협박을 시작했다.
미술 갤러리 대표를 폭행하던 조폭 일당의 모습.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일당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한 달간 A씨에게 645차례 연락하는 등 집요하게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일 A씨의 갤러리를 찾아가 A씨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3900만원 상당의 그림 3점을 빼앗았으며, 지난 13일에는 A씨 남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해 2억10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유씨가 동원한 조폭 3명은 1983년생 또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불사파 조직원이었다.

범서방파·이천연합파 출신으로 구성된 이들은 2021년 전국 조직을 결정해 지역별 모임을 하며 친목을 다진 것으로 파악됐다. 불사파라는 명칭은 영화 ‘넘버3’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조필의 조직에서 따온 것으로 조사됐다.

불사파 조직원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살며 벤츠·레인지로버·벤틀리 등 고가의 외제차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불사파 조직원들이 이권에 개입한 다른 범행이 있는지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MZ 조폭에도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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