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영장 기각날, 文 책 추천…“맘속 선한 욕심 품으며”

성파스님 책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추천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병 후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정계가 혼란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치적 언급을 삼간 채 종교계 원로의 책을 추천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진 27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대한불계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스님의 책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추천 글을 올렸다. 이 대표 관련 언급은 없었다. 그는 책에 대해 “통도사 방장이며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스님의 삶과 예술과 공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스님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선문답 같은 깨달음이나 견성을 말하지 않는다”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일 안에 공부가 있고, 공부 안에 일이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이 서예, 전통한시, 산수화, 도자기, 야생화, 전통천연염색, 전통옹기와 전통된장, 민화, 옻칠예술 등으로 예술활동의 경지를 넓혀가면서 이룬 놀라운 성취들을 보면 ‘아니, 저 많은 일들을 한 사람이 했다고?’라는 경탄이 절로 나온다”면서 “스님은 그 비결이 일에 대한 간절함과 성의를 다하는 마음자세에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3월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종정 성파 스님과 만나고 있다. 뉴시스

문 전 대통령은 “스님과 이웃이 된 덕분에 때때로 뵐 수 있었는데, 스님이 요즘 몰두하는 일은 민화와 옻칠예술”이라며 “80세를 훨씬 넘기신 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무소유라, 욕심을 내려놓으라, 마음을 비우라, 모두 좋은 말들인데, 나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안 해본 일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는 대적(大賊)이라… 하하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스님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도 살아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며 “또한 우리도 마음 속에 선한 욕심 하나는 품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글을 맺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추대법회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성파 스님을 만나 “퇴임하면 통도사 옆으로 가게 되어 가까운 이웃이 되는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겠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편 이 대표 생환에 따른 민주당 내 분란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명(친이재명) 주류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 움직임이 일자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가결표 색출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병상 단식 중이던 지난 19일 녹색병원을 찾아 이 대표와 면담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마음은 우리가 충분히 공감한다. 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한다. 빨리 기운 차려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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