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韓 스트리트 파이터 원기옥” 항저우서 금빛으로 터졌다

김관우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의 시앙 유린을 4대 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포즈를 취한 김관우. 공동 취재단

대표팀 맏형 김관우가 e스포츠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대표팀을 파견한 4개 종목 ‘리그 오브 레전드’ ‘FC 온라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 V’ 중 가장 적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스트리트 파이터 V에서 예상 밖 금맥이 나왔다.

김관우는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의 시앙 유린에 4대 3 역전승을 거둬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편입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다.

1979년생, 44세, e스포츠 대표팀 최연장자. 격투게이머로서 고독하게 걸어온 지난 세월을 보상받았다. 국민적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 종목사의 지원을 받는 FC 온라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달리 스트리트 파이트 V는 외산 게임이고 비인기 종목이다. 김관우는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런 그를 끝까지 믿어준 건 자신과 강성훈 감독이었다. 김관우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강 감독과 한국e스포츠협회를 꼽았다. 그는 “(결승전 승리 직후) 기뻐하실 감독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주변에서 큰 소리로 계속 응원해주시던 한국e스포츠협회 분들이 떠올랐다”면서 “내가 이렇게 연습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게 협회 분들과 감독님이다. 그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김관우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의 시앙 유린을 4대 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성훈 감독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 취재단

김관우는 강 감독의 넓은 격투 게임계 인맥 덕분에 대회 준비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의 대단한 능력 중 하나는 대한민국에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5 선수라면 누구든 불러모을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몇 년 전에 게임을 은퇴한 분들조차 필요하다면 (스파링 파트너로) 불러주셨다. 최고의 감독님이셨다”고 말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 동석한 강 감독은 김관우와 연제길의 아시안게임 여정을 ‘한국 스트리트 파이터 원기옥’이라고 표현했다.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강 감독은 “한국 스트리트 파이터 선수 풀이 넓지는 않다. 하지만 굉장히 알차다”면서 “이들의 도움으로 대부분의 매치업을 연습하고 항저우에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 격투게이머들은 원기옥 마련을 위해 합심했다. 김관우는 “가령 ‘이 분은 좀 부르기 힘든 거 아닌가?’ 했는데 선뜻 연습 장소로 찾아오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면서 “어떤 분들은 스트리트 파이터 신작인 6 연습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5를 함께 연습해주셨다. 지방에 계신 분들은 온라인으로라도 도와주시기도 했다”며 “그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절대 이렇게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관우는 “감독님께서 게임 관련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계신다. 이번에 메달을 못 따면 ‘여기까지라는 생각으로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셨다”면서 “제가 금메달을 땄으니 감독님을 게임 업계에 붙잡아놓겠다.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경기에서 승리 후 “얼른 감독님께 칭찬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적도 있다.

강 감독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그동안 훈련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잘 버텨주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사실 처음에는 이 정도 성적을 내리라 예상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냥 메달권 안에 어떻게든 들겠다는 수준의 목표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제가 욕심이 생기더라”라면서 “조금 더 멀리 가보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항저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