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벌써 메달 3개 확정…e스포츠협회 노력 결실

김관우는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 대표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믹스트존에서 환호하고 있는 김관우. 공동 취재단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 꼽히지만 종목 경쟁력은 별개의 얘기다. 세간의 예상과 달리 ‘나갔다 하면 금메달’인 세부 종목은 없다시피 하다. 4개 종목에 참가, 2개 종목에서 메달 획득을 현실적 목표로 설정하고서 항저우행 비행기에 탑승했던 e스포츠 대표팀이 벌써 3개 메달을 확보했다.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관우가 대만의 시앙 유린을 4대 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FC 온라인’ 종목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곽준혁에 이은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실 김관우가 참가한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은 국내에서도 메달 획득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이다. 하지만 강성훈 감독을 비롯한 국내 격투게임계의 도움, 한국e스포츠협회의 지원을 받은 덕에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거듭났다.

김관우는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당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동고동락한 강 감독과 함께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들을 꼽았다. 그는 “내가 이렇게 연습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게 협회 분들과 감독님”이라면서 “그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김관우는 이번 대회 내내 협회의 지원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날도 그는 “협회에서 모든 환경을 잘 마련해주셨다. 항저우 현장에서도 제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규정 같은 걸 물어보면 알려주시고, 이미그레이션(입국 심사)도 편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면서 “내가 오롯이 게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게 협회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기뻐하시는 게 일차적으로는 가장 기쁘다”고 덧붙였다.

또 9월 한 달 동안 협회가 제공한 e스포츠 훈련 센터에서 칩거하다시피 하며 연습에만 몰두했다는 그는 “협회가 제공해준 훈련 장소가 정말 완벽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훈련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협회는 이번 대회를 위해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건물에 별도의 훈련 장소를 마련하고 운영했다.
2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FC 온라인 종목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곽준혁. 공동 취재단

아직 2개 종목은 결과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만점짜리 지원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협회는 경기장과 가까운 거리에 5성급 호텔을 빌려 e스포츠 베이스센터를 마련해 선수들의 선전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경기 중간중간은 물론, 경기가 없는 날에도 베이스센터를 이용하면서 손끝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e스포츠를 위해 베이스캠프를 운영 중인 건 한국과 중국뿐이다.

협회는 AD 카드 수량이 한정된 까닭에 부족한 인력으로 4개 종목 선수들을 전부 케어하고 있다. 그들을 가장 가까운 데서 돕는 ‘언성 히어로’들은 손이 부족해서 하루 한 끼만 챙겨 먹는 날도 있다는 후문이다. 믹스트존에 선 선수들이 협회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저는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경기 중 국내에서 파는 ‘졸음껌’을 씹는 습관이 있는 선수를 위해 홍보담당자가 한 매체 기자에게 ‘항저우에 올 때 졸음껌을 챙겨와 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까지 할 정도로 협회의 모든 인력이 대표팀의 컨디션 유지와 활약에만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협회가 자체 예산을 써서 항저우로 모셔온 물리치료사, 협약 관계인 한국스포츠과학원 심리상담사의 지원도 선수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김관우는 지난 27일 승자조 결승전에서 위기를 넘긴 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라는 심리상담사의 말씀이 기억이 났다”고 밝혔다.

한국스포츠과학원 소속의 백승원 심리상담사(멘탈 코치)는 “김관우는 스포츠심리기술 훈련 전에 자신감이 다소 부족하고 이전 결과에 영향을 많이 받는 유형이었다”면서 “훈련을 통해 내가 지금 하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불안을 이용하는 능력을 길렀다. 대회의 압박감을 줄이고 경기에 집중토록 했다”고 귀띔했다. 또 “훈련이 본 대회에서 실현된 것을 봐서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항저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