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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원맨팀은 옛말…韓 황금수영, 파리올림픽도 기대

김우민은 29일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으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사진은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을 마친 김우민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항저우=이한형 기자

한국은 예전부터 ‘수영 변방’으로 분류됐었다. 때때로 최윤희, 박태환과 같은 스타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결국 특정 선수의 의존도가 높은 ‘원맨팀’으로 불렸었다. 폭풍 성장 중인 한국 수영 국가대표들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이같은 수식어들을 옛말로 만들어버렸다. ‘황금세대’가 뜬 한국 수영은 경영 종목에서 22개의 메달과 각종 신기록 수립 등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눈부신 기량 발전을 증명해냈다.

한국 수영은 29일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우승한 김우민(강원도청)이 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우민은 최윤희(1982 뉴델리), 박태환(2006 도하·2010 광저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단일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황선우(강원도청)는 이번 대회 금·은·동메달을 각각 2개씩 수집해 총 6개의 메달을 따냈다.

황선우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역역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한국이 항저우 대회 수영 경영에서 거둔 메달은 총 22개(금6·은6·동10)였다. 금메달 개수는 2010년 광저우 대회(4개)보다도 많았다. 신기록도 쏟아졌다. 한국은 메달색을 떠나 총 14개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대회 경영 마지막 경기였던 여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선 김서영(경북도청), 배영 이은지(방산고), 평영 고하루(강원체중), 자유형 허연경(방산고)이 4분00초13으로 한국 신기록을 쓰며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단체전에서의 성과는 한국 수영이 더 이상 원맨팀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김우민과 황선우,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대구시청)은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종목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졌다. 지유찬(대구시청)과 백인철(부산 중구청)은 자유형 50m와 접영 50m에서 각각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누구든 정상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김서영이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이은지가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200m 결선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앞으로 한국 수영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다수의 유망주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됐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젊은 국가대표들은 내년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각자의 기량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 육성’ ‘특별 육성’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의 지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육회는 직전연도 세계선수권대회 성적 기준 톱10에 진입한 수영 경영 종목을 집중 지원 종목으로 분류하고, 국가대표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맞춤 지원을 해왔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해외 전지훈련 및 정보수집, 외국인 코치 초청, 계영 종목 해외 훈련캠프 특별 지원 등이 이뤄졌다.

황선우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경기를 마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수영연맹은 아시안게임 대비 특별전략 육성 선수단을 꾸렸다. 황선우, 김우민 등은 100일이 넘도록 수영 선진국인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호주 대표팀을 지도한 적 있는 이안 포프는 황선우에게 “마이클 펠프스와 유사하다”는 말을 해줬고, 리처드 스칼스 코치는 선수들 모두에게 “가까운 미래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조언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소수 정예의 선수들만 주요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관행에서 벗어난 것도 한국 수영의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했다. 연맹은 단거리 단일종목만 겨뤄지는 대회에도 많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내보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최근 2년 연속 2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고 있다. 이렇게 경험을 쌓은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과 신기록 수립이라는 결실을 가져왔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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