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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극단으로 간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대선 돌풍

아르헨티나 야당 '진보자유' 소속 대선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비즈니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긴 구레나룻에 가죽 재킷 차림의 ‘아르헨티나의 트럼프’가 아르헨티나 국민들 사이에 돌풍을 일으키며 다음 달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 ‘진보자유’ 소속의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했다. 극우 성향의 밀레이 후보가 오랜 경제난에 지친 아르헨티나 국민의 표심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 밀레이 의원이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아르헨티나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다고 보도했다. 밀레이 의원은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학자이자 TV 평론가 출신으로, 불과 2년 전인 정치계에 입문해 지난 2021년부터 하원의원직을 맡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정치적 지진”으로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예비선거 결과가 대선 본선에서 뒤집힌 전례는 없는 만큼 밀레이 의원은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대선 본선에서도 승리가 유력하다. 아르헨티나의 예비선거 유권자는 정당원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예비선거와 다르다. 이 때문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대선 본선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간주된다.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 지지자들이 25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산마르틴에서 열린 유세 도중 밀레이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100달러짜리 거대 지폐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밀레이 의원은 극우 성향의 공약들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등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레이 의원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폐지,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 국영 기업의 민영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밖에 그는 산모의 건강이 위험하지 않는 한 낙태를 금지하고, 기후 운동에 반대하며 총기 규제 완화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다.

또 밀레이 의원은 정치 경쟁자들에 대해 신랄한 표현을 일삼는다는 점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유된다. 그는 예비선거가 종료된 후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도둑질하고 쓸모없는 정치적 계층을 종식시킬 경쟁적 대안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밀레이 의원이 이처럼 선풍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이유로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표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의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115%를 넘었고, 아르헨티나인 4명 중 1명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페소 가치도 급락했다.

또 기존 정당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이유도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아르헨티나 전문가 벤자민 게단 국장은 “밀레이는 하나의 현상”이라며 “밀레이의 메시지는 기존 정당에 지친 유권자들 사이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야당 '진보자유' 소속 대선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서 열린 집회에서 전기톱을 휘두르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밀레이 의원이 집권할 경우 아르헨티나 경제가 더 파탄나고 사회불안이 더욱 커지는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밀레이의 전기를 쓴 저널리스트 후안 곤살레스는 “불안정한 국가가 불안정한 지도자에 의해 통치된다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밀레이 의원이 실제로 그의 실행 불가능한 경제 이론을 밀어붙여 경제를 더욱 파괴하고 폭력적인 사회불안을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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