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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디즈니가 한국에서 쏘아올린 ‘계정 공유 단속’ 신호탄

디즈니플러스 개정 약관에 '계정 공유 금지' 조항 신설

서울 종로구 KT플라자에 디즈니플러스(디즈니+) 관련 광고 영상이 나오는 모습. 뉴시스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 단속 초읽기에 들어갔다. 약관에 ‘한 가구 외 공유 금지’ 조항을 신설하고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를 단속할 근거를 마련했다. 계정 공유를 하는 가입자에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국내에 정식으로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OTT 업계에서 ‘시간 문제’라는 반응이 나온다.

1일 OTT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한국 내 가입자들에게 이용약관 변경·취소 및 환불 정책 변경 안내 사항을 이메일로 공지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변경되는 이용약관에 ‘계정 공유 금지’ 조항(제2조 h항)을 신설했다. 디즈니플러스는 “구독 멤버십을 가구 외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 ‘가구’란 주된 개인 거주지에 연동된 기기의 모음으로서 해당 거주지에 거주하는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들을 의미한다”고 명시했다. 거주지 한 곳 외에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해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어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를 이용하며 하지 말아야 할 금지행위에 계정 공유 행위를 포함했다. “명시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방식으로 로그인 자격증명 내지 계정을 제3자와 공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금지행위를 할 경우 디즈니플러스와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디즈니플러스는 또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에 대한 단속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도 조항에 넣었다. “디즈니플러스의 재량으로 가입자의 계정 사용을 분석해 약관을 준수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약관을 위반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한을 제한 또는 종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변경된 약관과 정책이 적용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 단속에 따라 추가 요금을 부과할지에 대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달 1일부터 캐나다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하면서 비밀번호를 공유해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하는 가족 외 사람들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내 서비스 약관을 손보며 계정 공유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준비 작업을 마쳤다. 다음 달 1일부터 당장 계정 공유 단속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근시일 내로 요금제 개편을 위해 추가 요금 정책을 새롭게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는 데는 ‘실적 악화’라는 배경이 있다. 엔데믹 이후 수요 감소로 인해 OTT 업계가 불황을 맞이한 가운데 실적 개선을 위해선 가입자 수를 늘려야만 한다. 계정을 공유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을 새로운 가입자로 전환시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밥 아이거 월트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계정 공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의 사람이 디즈니 서비스 전반에 걸쳐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

계정 공유 단속의 실적 개선 효과는 이미 넷플릭스가 증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부터 북미 사용자를 대상으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다. 사용자의 IP 주소를 기반으로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방식이다.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추가 요금은 월 7.99달러 수준이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총 2억3839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589만명 늘었다. 전년과 비교해선 8% 늘어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81억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한 18억3000만 달러(한화 약 2조 3100억 원)로 나타났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계정 공유 금지를) 전체 매출액 90%에 해당하는 지역까지 넓힐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새 계정 공유 정책과 광고 요금제 도입 등에 맞춰 매출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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