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창업자 성착취’ 쟈니스, 사명 바꾼다… 성폭력 피해 신고자만 325명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이하 쟈니스)가 창사 61년 만에 회사 이름을 ‘스마일업’(SMILE-UP.)으로 교체한다. 창업자의 동성 연습생 성착취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해자의 이름을 버리고 피해자 배상 업무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사업인 연예인 관련련 업무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이어가기로 했다.

2일 일본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쟈니스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쟈니스의 사명을 오는 17일 ‘스마일업’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사명 변경 후엔 창업자 고(故) 자니 기타가와(1931~2019)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배상 업무만 전념하게 되며, 연예인 관련 업무는 스마일업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회사에 맡겨 새 출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쟈니스’라는 이름이 붙은 소속 그룹의 명칭도 모두 교체 대상이다. 히가시야마 사장은 기존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무를 새로 설립된 회사에 맡기며, 이 회사의 명칭은 팬클럽 공모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연예인과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에어전시 회사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임 사장은 쟈니스의 3인조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인 히가시야마 사장이 맡는다.

스마일업으로 사명을 바꾼 쟈니스는 피해자 배상 업무를 마치는 대로 폐업할 전망이다. 또 자니 기타가와의 조카인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전 자니즈 사장은 신설되는 회사에 출자하지 않으며 이사직도 맡지 않기로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메타 히로시 고문변호사는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만들 것이며, (쟈니스를) 계승하지 않는다”며 “후지시마 전 사장은 일절 자본을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자에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도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히가시야마 사장은 “배상 접수 창구에 478명이 연락했다”며 “피해를 신고하고 배상을 요구한 사람은 325명이었다”고 말했다.

1962년 설립된 쟈니스는 일본 국민 그룹인 스마프(SMAP)를 비롯해 V6, 아라시, 킨키키즈, 캇툰 등을 배출해 낸 일본 최대 남자 아이돌 연예기획사다.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는 절대적인 권위를 이용해 2019년 사망 전까지 수많은 동성 아이돌 지망생 등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2021년 쟈니스 소속인 마에다 코키의 성착취 피해 폭로를 시작으로 수많은 아이돌 연습생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또 올해 3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쟈니스는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서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고 사죄했으나 창업자 이름에서 따온 사명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일부 대기업은 쟈니스 소속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의 방영을 중단하거나 재계약을 포기했고, NHK는 성폭력 피해자 보상과 재발 방지 노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소속 연예인의 출연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