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털서 축구 中응원 92%…국힘 “여론조작 의혹 수사”

다음 ‘클릭 응원’ 로그인·횟수 제한 없어
좌표찍기나 매크로 당한 것으로 추정

2일 오후 2시쯤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중 축구 경기에 대한 실시간 클릭 응원수. 중국에 대한 응원이 전체의 9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이 열린 지난 1일,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의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자 ‘중국발 여론조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음이 운영한 ‘클릭 응원’에서 중국 대표팀은 한때 92%에 달하는 응원을 차지해 한국을 압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다음 측은 2일 오후 “클릭 응원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논란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20대 총선 당시에도 중국인과 중국 동포들이 여론 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이른바 ‘차이나 게이트’ 의혹을 제기했었던 국민의힘은 포털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당 포털 태스크포스(TF)는 성명서를 내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전체의 92%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통상적인 국민 정서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에 내국인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선거에까지 외국인이 포털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 있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 한국 중국과의 경기에서 중국에 2 대 0 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또 TF는 20대 총선 당시 제기됐던 ‘차이나 게이트’를 언급하며 “중국인들과 북한의 여론 개입 의혹은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것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여론 개입을 했다고 단정할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이 엄청난 만큼 중국인이든 북한의 소행이든 아니면 내국인의 짓이든,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진상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과 포털은 철저히 의혹을 수사하고 조사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이른 시간 안에 대책을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청년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이 넘는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보편적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집계”라고 주장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8800만 건의 여론이 조작됐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19대 대선 당시 킹크랩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등 포털 검색 순위와 인터넷 기사를 조작해 당시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한 ‘드루킹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는 것’일 수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과 민심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다음의 ‘클릭 응원’은 별도의 로그인 절차나 횟수 제한 없이 운영되면서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 다음 관계자는 “누구나 가볍게 응원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보니 로그인 절차를 따로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링크를 공유하는 ‘좌표 찍기’나 반복적으로 클릭을 진행하는 ‘매크로 시스템’이 작동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로그인 절차가 있었던 네이버의 ‘터치 응원’에서는 한국 응원이 압도적으로 더 높게 나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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