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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탁구 자매’, 그녀들이 말하는 시련과 성장

전지희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신유빈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띠동갑 차이가 나는 ‘탁구 자매’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는 한국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뒤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신유빈은 “실력적으로 탄탄한 지희 언니가 저를 너무 잘 이끌어줬다. 함께 복식을 하면 믿음이 생겨서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복식은 파트너가 없으면 메달을 못 따는 종목”이라며 “결승이라 많이 떨었는데 유빈이가 힘을 줘서 좋을 플레이가 나왔다”고 받아쳤다.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우승을 거둔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각자의 시련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 2011년 귀화한 전지희는 2014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유독 국제종합대회에서 내세울 성적을 얻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과감히 단식을 내려놓고 복식에 집중하기로 결단했다. 신유빈은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두 차례 손목 수술을 받았다. 부상 여파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항저우 대회가 1년 연기된 덕분에 다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신유빈-전지희 조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전지희는 “귀화 후 시합이 안 풀리고 여러 일이 겹쳐 힘들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서 유빈이를 만나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전지희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둘은 2019년부터 함께 짝을 이뤄 복식 경기에 나서고 있다. 신유빈은 “결승에서 언니랑 경기 중간마다 빠르게 작전을 바꾼 게 잘 먹혔다”고 했다.

이들 조는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 조를 4대 1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2002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에 한국 탁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우승 직후 이들은 두 팔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태극기를 마주 잡고 세리머니를 하던 신유빈은 이내 눈물을 흘렸다. 언니인 전지희가 다가가 흐르는 신유빈의 눈물을 닦아줬다.

신유빈-전지희 조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 조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가 승리를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신유빈은 “행운이 찾아와서 경기에 뛰고 성적도 나왔다. 잊지 못할 생애 첫 아시안게임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남북 결승전이 성사돼 부담은 없었을까. 전지희는 “저희가 잘하는 플레이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했다. 끝까지 서로를 믿고 경기했다”고 전했다.

신유빈-전지희 조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두 선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전지희는 “유빈이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제가 부상을 조심하고 실력을 더 키워야 할 때”라며 “유빈이랑 파리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신유빈은 “부상 때문에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했는데 우승까지 했다. 기회가 된다면 파리올림픽에서도 후회 없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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