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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셧다운 피했지만… ‘매카시’ 해임 두고 후폭풍

공화당 강경파, 매카시 해임결의안 제출
통과 가능성은 낮아… 공화당 격랑 빠질 듯

케빈 매카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극우 성향 모임 ‘프리덤 코커스’로 대표되는 공화당 강경파가 자신들의 수장이자 대통령·부통령에 이어 미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해임결의안을 발표하면서다. 공화당 강경파들과 매카시 의장 간 알력 다툼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리덤 코커스 소속 맷 게이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이날 매카시 의장의 해임결의안을 발의했다. 긴급 사안으로 분류되는 해임결의안은 48시간 안에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미 의회 234년 역사상 하원의장 해임안이 발의된 적은 1910년과 2015년 두 차례뿐이다. 게이츠 의원은 해임결의안을 제출한 뒤 “매카시 의장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분명해졌다. 확실한 건 공화당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화당 강경파가 매카시 의장에게 칼날을 겨눈 이유는 매카시 의장이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21명은 정부 지출 대폭 삭감과 강경한 이민정책을 요구했다. 이들의 반대 속에 임시예산안이 지난달 29일 부결되면서 셧다운은 확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매카시 의장이 이튿날 민주당 요구를 수용한 새로운 임시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새로운 안에는 다음 달 17일까지 45일간 연방정부 예산을 동결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산 대폭 삭감 내용은 빠진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 지원 예산 160억 달러(약 22조원) 증액은 전면 수용됐다. 공화당에선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정치적으로 야합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공화당의 집안싸움을 바라보는 민주당도 매카시 의장의 거취를 두고 내부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상황이다.

앤 커스터(뉴햄프셔) 하원의원 등 온건 보수 성향 의원들이 셧다운 모면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매카시 의원 축출에 반대 뜻을 표했다. 반면 당내 진보파들은 매카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주도한 점 등을 근거로 해임에 힘을 싣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의 맷 게이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이 2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해임결의안을 발의한 뒤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카시 의장의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원의원 435명 중 과반(218명)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공화당 강경파 의원은 20명뿐이다. AP통신은 “매카시 의장은 당내 대다수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게이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첫 투표에서 매카시 의장을 향한 반대표는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를 반복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게이츠 의원을 겨냥해 “한 번 해보라”고 응수했다.

공화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갈 전망이다. 공화당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매카시 의장을 해임하려는 움직임이 반복된다면 분명한 건 오는 11월 17일 셧다운이 시작된다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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