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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믿었는데… 야구·농구·배구 잇단 항저우 졸전 ‘한숨’

류중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이 3일 중국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그룹 라운드 B조 태국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말 그대로 참사다. 축구를 뺀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종목들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고 인기 종목 야구는 조별 라운드 졸전으로 체면을 구겼다. 농구·배구 남자 대표팀은 일찌감치 ‘빈손’을 확정지었다. ‘프로’지만 ‘아마추어’보다 못한 경기력과 근성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3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에서 열린 그룹 라운드 B조 3차전에서 태국을 17대 0, 5회 콜드게임으로 대파했다. 2승(1패)째를 거둔 한국은 대만에 이어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승부는 1시간 30분으로 충분했다. 선발 나균안은 4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곁들여 무실점 호투를 폈다. 타선은 장단 11안타와 사사구 7개로 조 최약체 태국 마운드를 두들겼다. 3번 타순에 전진 배치된 윤동희는 솔로포 포함 2안타 3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최지훈과 김주원도 각각 대포를 신고했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전날 대만전 0대 4 패배로 아시안게임 4연속 금메달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그룹 라운드 전적이 상위 라운드 성적에 합산되는 이번 대회 특성상 5일 시작될 슈퍼 라운드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결승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겠다”던 류중일호는 첫 두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타선 침체가 결정적이었다. 1차전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시속 130㎞를 밑도는 홍콩 투수들의 공에 7이닝 3득점으로 고전하다 8회 가까스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절정은 대만전이었다. 마이너리거가 주축을 이룬 상대 마운드 앞에서 아예 기를 못 폈다. 윤동희(3안타)와 최지훈(2안타), 노시환(1안타)을 제외한 7명의 타자가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합작하지 못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은 부담감에 짓눌렸다. 초구부터 빠른 공을 적극적으로 꽂아 넣는 배터리의 볼 배합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들었다. 복판 스트라이크는 흘려보내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에 배트를 내기 일쑤였다.

벤치는 돌파구를 못 찾았다. 대만전을 대회 성패의 분수령으로 꼽아놓고도 홍콩전 라인업에서 타순 하나 바꾸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악수였다. 타격감 좋은 최지훈과 윤동희가 시너지를 못 내니 흐름이 번번이 끊겼다. 작전 야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남자 농구는 17년 만에 ‘노메달’ 고배를 마셨다. 3일 오후 열린 중국과의 8강전에서 70대 84로 완패했다. 저조한 슛 감각이 전반 내내 발목을 잡으면서 30대 50으로 크게 뒤진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후반 들어 템포를 끌어올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이미 기운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최국 이점까지 등에 업은 중국은 분명 난적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대진운을 탓할 순 없었다. 대표팀은 앞서 조별리그에서 2진급 선수단을 꾸린 일본에 77대 83으로 패배하며 자진해 험로에 올랐다. 결국 바레인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르고 만 하루도 안 돼 껄끄러운 중국을 만났다.

농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건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이다. 추일승 감독은 “(금메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개인적으로도 치욕스러운 대회로 남을 것”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더 일찍 짐을 쌌다. 본 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 인도전 패배에 이어 지난달 22일 파키스탄과의 12강전에서도 졌다. 둘 다 국제배구연맹(FIVB) 순위 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래 최악의 성적이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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