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웬 치마야” 민원까지…중국도 교권 침해 골머리

“요사스럽다” “비싼 차 몰아 거슬린다”
사소한 불만 표출 악성 민원 급증
교사들도 ‘탕핑’ 바람…피해보는 건 학생


중국에서 갓 부임한 초등학교 교사가 좋은 차를 타고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권 침해 비판이 일고 있다. 교사의 직업 윤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를 틈타 사소한 불만을 마구잡이로 신고하는 악성 민원이 증가한 탓이다.

4일 베이징청년보 등에 따르면 올해 봄 후베이성의 공립 초등학교에 부임한 리멍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학년 주임으로부터 “차를 몰고 출근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그가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게 눈에 거슬린다는 신고가 교육청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봄 학기에만 어림잡아 10번 이상 민원을 받았다”며 “가장 화가 나고 실망스러웠던 때는 치마를 입었더니 한 학부모가 ‘인민 교사의 이미지에 맞지 않고 요사스러워 보인다’고 신고했을 때”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숙제를 너무 적게 내준다’ ‘위챗 문의에 답장이 늦다’며 교육청이나 12345 핫라인으로 전화를 걸어 조사를 요청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교사의 SNS를 뒤져 학력과 경력을 문제삼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한 고등학교 교감은 현지 매체에 “일주일에 한 두건의 민원을 처리하는데 그 중 절반은 무리한 요구이거나 악의적인 감정이 담긴 내용”이라고 전했다.

중국 교육부는 2018년 11월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직업 윤리 위반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체벌, 성희롱, 금품 수수, 유료 보충수업 등 교사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당국이 칼을 빼든 것이다. 이후 교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해졌는데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근거 없는 제보를 일삼는 허위 민원도 급증했다.

중국 매체들은 무리한 민원에 시달린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교류를 줄이고 꼬투리 잡힐 만한 언행을 삼가면서 ‘탕핑’(躺平)을 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탕핑족은 취업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가만히 누워 지내는 중국 청년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결국 학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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