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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뚜렷” “질 수 없다”…유쾌했던 첫 메달 궁사들

소채원과 주재훈이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소채원(26·현대모비스)과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은 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서로의 폼(활을 쏘는 자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주재훈이 엘리트가 아닌 동호인 출신 국가대표여서 나온 질문이었다.

소채원은 “(주재훈)본인만의 개성이 뚜렷하다”며 “개인적인 견해지만 일정한 슈팅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게 최고의 자세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옆에서 듣던 주재훈은 “소채원은 제가 절대 따라가지 못할 자세를 가졌다. 그래도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열심히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소채원과 주재훈은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의 오야스 프라빈 데오탈레, 조티 수레카 벤남에게 158대 159, 1점 차로 져 준우승했다. 아쉬움도 있었만 이번 대회 양궁 첫 메달을 딴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래서인지 취재진과도 유쾌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소채원은 “은메달을 걸 수 있어서 값지고 귀하다는 생각이다. 첫 시작을 잘한 것 같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소감을 전했다. 주재훈은 “연습 때 점수만큼 충분히 떨림 없이 해서 만족한다”고 했다.

소채원과 주재훈이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을 마친 뒤 시상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주재훈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다 국가대표가 됐고, 휴직한 뒤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메달까지 땄다. 2016년 동호회에서 활을 잡아 퇴근 후 2~3시간씩 연습하며 5수 끝에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특이한 이력만큼 소감도 남달랐다.

주재훈은 “주변 동호인들은 아마 제가 메달 못 딸 것이라 생각하셨겠지만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지역사회 및 회사 관계자분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회사에서 승진하는 것보다 은메달이 더 좋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둘의 공통점도 있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게 활을 잡았다. 소채원은 “고등학교 때 양궁을 시작해서 실력을 따라잡는 게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오빠도 다른 선수들을 따라잡으려고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을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주지훈은 늦게 활을 잡은 게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엘리트 선수들 만나보니 훈련이 군대식이었다. 제가 엘리트 선수로 시작했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 자유분방해서 억제된 스타일의 훈련보다는 선택권이 넓은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신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해외 선수들의 영상이나 멘털 관리 방법, 장비 튜닝, 자세 등을 많이 공부했다고 한다.

소채원과 주재훈이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을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항저우=이한형 기자

주재훈은 동호인들에게 “열정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다. 꾸준히 노력하면 전문선수처럼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시작이 반이다.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주재훈이 자신의 대회 출전을 배려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자 소채원은 “‘사랑한다’는 말도 해야죠”라고 거들었다. 그제서야 주재훈은 “사랑해”라는 말을 아내에게 전했다.

이들은 향후 컴파운드 종목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 반드시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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