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홀로 고속버스에 태울 뻔했네요” [아살세]

지적장애 아들 홀로 태우며 걱정하던 어머니
버스 기사, 출발 30초 전 남은 표 1장 확인 후 재빠르게 알려

온라인 커뮤니티.

버스 기사님들은 1분 1초가 소중한 분들일 텐데요.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므로 출발지를 떠나기 전까지 긴장을 늦추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급하게 다가온 한 어머니의 부탁을 듣고, 어머니가 처한 상황에 맞게 해결책까지 마련해준 기사의 사연이 온라인에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냈습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적장애인을 홀로 고속버스에 태울 뻔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본인을 버스 기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날 근무 시간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고속버스터미널 안성홈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며 운을 뗐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한 여성 손님이 본인보다 덩치가 큰 청년의 손을 꼭 붙잡고 그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여성은 “기사님 이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다. 안성 중앙대에서 혼자 내려야 하는데 분명 지나쳐서 못 내릴 거다. 기사님이 중앙대에서 내릴 수 있게 꼭 얘기 좀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이 여성의 손에 티켓이 2장이 있는 것을 보고 같이 타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성은 “나머지 한 장은 다음 시간 버스다. 모든 시간이 매진돼 이것도 겨우 구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아이가 우려돼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른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물었지만 아이를 맞이할 보호자는 없었습니다.

A씨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지적장애가 있는 분을 황량한 정류장에 홀로 남겨두고 가야 한다는 것이 괜히 마음이 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끝까지 같은 시간의 표를 구하지 못한 여성은 아들이 좌석에 앉는 것을 확인하고, 내릴 목적지를 여러 번 말해준 뒤 승차장 안으로 돌아갔습니다.

버스 출발 30초 전, A씨는 한 승객이 버스에 타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빠르게 승차장 안으로 뛰어 들어가 한쪽에 앉아있던 아이의 어머니를 버스로 데려왔습니다. A씨는 “어머니, 지금 승객 한 분이 오지 않았다. 현금을 내면 지금 이 버스를 탈 수 있다. 뒤 차의 표는 알아서 취소해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A씨는 모자를 무사히 안성 중앙대 정류장에 내려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머니께서 정말 감사하다며 두 번, 세 번 인사하고 가셨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운전대를 잡는다”라고 전했습니다.

작지만 따뜻한 A씨의 배려 덕분에 모자가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는데요. 오늘 하루, 여전히 바쁜 일상이죠. 그래도 잠깐의 여유로 우리 주변의 이웃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