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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아카데미 재능들, 비로소 꽃피었다


7년 만의 왕좌 탈환, 팀이 직접 육성해낸 선수들 덕에 달성한 우승이어서 더욱 가치 있다.

T1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WBG)을 3대 0으로 꺾고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마지막 우승을 기록했던 2016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e스포츠 명가 T1’을 자신 있게 외칠 수 있게 됐다.

T1이 이번 우승을 차지한 데는 팀 아카데미 출신인 젊은 선수들의 공이 컸다. 파이널 MVP로 선정된 ‘제우스’ 최우제, 대회 기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구마유시’ 이민형, 준결승전에서 징동 게이밍(JDG)을 침몰시킨 일등공신 ‘오너’ 문현준은 모두 수년 전 가슴팍에 별 3개 달린 유니폼을 입기 위해 T1 아카데미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이들이다.

T1은 오래 전부터 유망주들을 모집했다. 재능이 반짝거리는 원석들이 걸러지고 걸러져서 이들이 남았다. 세 선수는 ‘떡잎부터 달랐다’는 평가를 받았고, 아카데미 ‘황금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조용히 개인 기량을 갈고닦던 이들은 팀이 2020년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하는 등 휘청이자 역설적으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았다.

이민형과 문현준은 다음 해인 2021년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당시 팀이 10인 로스터를 구성했던 까닭에 이민형은 ‘테디’ 박진성과, 문현준은 ‘커즈’ 문우찬, ‘엘림’ 최엘림과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둘은 서머 시즌 막바지가 돼서야 각각 ‘페이커’ 이상혁의 양 옆자리를 꿰찼다.

최우제는 이듬해 ‘칸나’ 김창동이 나가서 자연스럽게 T1의 주전 탑라이너가 됐다. 2021년 말 T1은 김창동의 대안으로 여러 실력 있는 탑라이너들을 고려했지만 고심 끝에 최우제의 재능을 믿기로 했다. 이른바 ‘제오페구케’ 라인업이 갖춰졌다.

‘제오페구케’의 시작은 경쾌했지만, 이후로는 불운과 비극의 연속이었다. 2022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을 우승했지만 같은 해 LCK 서머 시즌부터 월드 챔피언십, 올해 LCK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까지 모두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들은 지난 설움을 한꺼번에 씻어냈다. 선수들은 자신이 수년 전 2군 숙소에 누워서부터 꿈꿔왔던 장면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손으로 가슴팍의 별을 4개로 늘리는 일은 이들에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됐다. T1으로선 유망주 투자가 7년 만의 세계 정상 탈환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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