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붉은박쥐·토끼박쥐, 치악산 폐광서 나란히 겨울잠

따뜻한 곳 서식하는 붉은박쥐
추운 곳 사는 토끼박쥐 동시 발견돼
국립공원 “적정한 온도점 찾은 듯”

지난 3일 치악산 일대의 한 폐광에서 현황 조사 중 발견된 동면 상태의 붉은박쥐.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겨울잠을 자는 서식지의 온도가 서로 다른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붉은박쥐’와 2급 ‘토끼박쥐’가 치악산 국립공원 인근 폐광에서 함께 동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3일 시민 과학자들과 서식지 보존을 위한 박쥐의 동면 현황을 살피던 중 붉은박쥐와 토끼박쥐가 함께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치악산사무소는 올해 초 치악산 일대의 한 폐광에서 천연기념물 제452호이자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 암수 1쌍을 발견했다. 이 중 한 마리는 2015년 발견된 붉은박쥐였다.

사무소 측은 발견 즉시 박쥐들에게서 유전자원을 채취하고, 나머지 한 마리에게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된 플라스틱 링을 부착했다. 박쥐 식별 및 동면에 드는 장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사무소 측은 박쥐들이 완전 동면 상태에 들어간 지난 3일 시민 과학자들과 서식지 현황을 조사했다. 이때 올해 초 조사 때는 보이지 않았던 토끼박쥐가 해당 폐광에서 동면하는 것을 파악했다.

지난 3일 치악산 일대의 한 폐광에서 현황 조사 중 발견된 동면 상태의 토끼박쥐.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붉은박쥐는 기온이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동굴 안쪽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에 반해 토끼박쥐는 몸에 서리가 붙을 만큼 낮은 기온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끼박쥐는 온도가 낮은 동굴 바깥쪽 부근에, 그보다 안쪽에는 붉은박쥐가 겨울잠에 든 상태였다. 두 개체의 동면 거리는 10m가량에 불과했다. 붉은박쥐와 토끼박쥐가 서식지 간의 온도차가 있음에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발견된 것이다.

정상욱 치악자원보전과 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마리가 적정한 온도점을 찾아 폐광에서 동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쥐들의 대체서식지 마련과 생태교육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소 측은 내년 1~2월쯤 박쥐들의 동면 상태를 다시 확인할 예정이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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